전북 스마트농업 현주소 - 파프리카 전북 육성품종 보급 및 단지조성
- 전북농업기술원, 파프리카 종자 국산 품종으로 대체 - 과채류연구소 파프리카시험장 최민경 연구사 - 전북특화작목으로 수출기반 구축 및 국내외 신소비시장 확대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전북 농가가 경쟁력을 가지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각종 신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기술원 과채류연구소(파프리카시험장)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파프리카 종자를 국산 품종으로 대체하고, 지역 특화 작목으로서 재배 현장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2010년 7월 신설됐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소로 자리 잡았으며, 올해로 15년째 시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파프리카 특화 연구소로서 육종, 스마트팜을 활용한 재배 기술, 부산물 재활용 연구 등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연구관 1명, 연구사 4명, 일반직 1명, 공무직 2명 등 총 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시험장에서 개발된 신품종과 재배 기술이 전북자치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고 있다./
◆ 수입 종자 대체
- 전북도농업기술원 육성품종 보급 및 단지조성
파프리카 종자는 같은 무게(g) 기준으로 금보다 비쌀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며, 현재 국내 재배의 99% 이상이 수입 품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도농업기술원이 시험장 설립 이후 국산 품종 육성 연구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적색 6개, 황색 3개 등 총 9개 품종을 출원했으며, 이 중 7개 품종은 품종보호 등록을 완료했다.
전북 파프리카 시험장의 주요 임무는 기술원에서 육성한 품종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파프리카 시험장이 개발한 현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품종은 '레아 레드'로, 숙기가 빠르고 과중이 180∼200g 정도인 중대과이며, 착과량이 많고 경도가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2022년에는 여름재배 주산지인 남원에서 1ha 규모의 시범 재배를 시작했으며, 지속적인 보급 확대를 통해 올해는 여름재배 4ha, 겨울재배 1ha 등 총 5ha 규모로 재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국산 품종을 전혀 재배하지 않던 상황을 고려하면 5ha 재배는 매우 큰 성과이며, 이는 전북지역에서 10% 정도가 국산 품종으로 대체됐다는 의미다. 특히 파프리카 재배 농업인들은 품종 선택에 매우 신중하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는 농가들의 높은 만족도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도농업기술원은 현장 수요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파프리카 시험장이 육성한 품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농가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특화작목 '파프리카'
- 수출기반 구축 및 국내·외 신 소비시장 확대
파프리카는 신선 농산물 수출 품목 중 1위를 차지하는 작물로, 연간 2만1,700톤을 수출하며 전체 생산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99%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됐으나, 최근 중국·홍콩·베트남·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각 수출국의 수요에 맞춘 품종 개발과 재배·유통·가공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파프리카 시험장은 수출 물량이 부족한 7~8월을 대비해 여름재배와 겨울재배에 적합한 품종을 색상별로 선발함으로써 농가의 품종 선택 폭을 넓혔으며, 개발된 기술은 기술 이전을 통해 여름재배 포장에 적용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장거리 수출에 대비해 산소차단 필름을 활용한 포장 기술을 개발했으며, 변온 조건(10℃에서 2주 운송 → 22℃에서 1~2주 현지 유통)에 맞춰 유통할 수 있는 일관 체계를 구축해 싱가포르 시범 수출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국내 소비 시장이 확대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파프리카 잼, 소스, 페스토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함으로써 내수 시장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 순환식 수경재배 확산
- 맞춤형 양액 조성 및 살균기술 개발
수경재배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전체 시설의 95%가 배액을 재사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아울러 전북지역에서도 대형 온실을 중심으로 약 30% 정도가 순환식 수경재배를 도입하고 있어 점진적인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농업 현장에서는 폐양액을 재사용할 경우 병원균에 의한 전염, 양액 조성 비율 변화, 높은 설치 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순환식 재배의 확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파프리카 시험장에서는 플라즈마를 이용한 폐양액 살균 기술 및 장치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플라즈마 살균 장치 연구는 광운대학교 플라즈마바이오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저비용·고효율의 살균 장치가 개발될 경우 0.3ha(1,000평) 미만의 소규모 비순환식 농가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유럽종자에 밀리던 국내 품종
- 입소문 타고 재배 희망농가 증가
파프리카는 다른 작물에 비해 재배농가의 유럽 의존도가 높고, 종자시장도 유럽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육성 품종이 저평가 되는 편이다. 또한 도농업기술원은 공공기관이어서 유통·마케팅 홍보가 기업에 비해 한계가 있지만, 최근 수년 동안 파프리카 시험장의 국내 육성품종 시범 사업을 통해 농업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희망농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파프리카 시험장에서 육성한 품종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며, 현장수요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파프리카 시험장은 농업인, 종묘회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연간 2회 이상 품종평가회를 개최하고 있다. 평가회에 참여한 농업인들은 품종이나 계통에 대해 조언을 할 때도 있고, '수고했다'며 만족감을 표할 때 파프리카 시험장 연구원들은 큰 보람을 느낀다. 파프리카 시험장에서 육성한 품종의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단지화를 위한 기술 세미나와 민원 진단 등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파프리카 시험장은 전문연구실상을 수상했다.
◆ 최민경 연구사, 전북 파프리카 경쟁력 있다
- 부산물 재활용 기술 보급까지 노력
파프리카 시험장 최민경 연구사는 "파프리카의 수입 종자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30억 원에 달한다."며 "우리가 국산 종자를 보급하면, 현재 한 립당 약 600원인 수입 종자 구매비용을 50% 절감(국산종자 300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프리카 시험장은 연구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작목반과 연구회에 기술 세미나, 시범 사업, 기술이전 등을 통해 보급해 농가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최민경 연구사는 "'파프리카'라는 단일작목 연구의 특성상, 항상 재배 현장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연구원들은 현장의 애로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부터는 전북 파프리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품종 선발 및 단지 실증과 파프리카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파프리카 시험장은 단순한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시범 사업과 현장 실증 등을 통해 농업 현장에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민경 연구사는 "우리 파프리카 시험장은 국내 유일의 파프리카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농업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고> 전북 파프리카 경쟁력 크다 - 전북농업기술원 송은주 과채류연구소장
파프리카는 모양, 색, 크기별로 선호도가 달라 농가에서도 재배하기 까다로운 품종으로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단위면적당 조수익(겨울 kg당 소매 1만2천~1만7,500원)이 커 농가에서 선호하는 품목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품종과 유형별로 재배하는 방법 역시 모두 달라 어지간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농가가 재배 품종을 바꾸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전북도농업기술원이 도내 5ha의 파프리카 농가가 국산 품종으로 전환하도록 만든 성과는 자랑할 만하다.
또한 파프리카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유행을 타는 품종이어서 재배 농가들이 품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종자 가격이 매우 비싸고, 품종별로 육묘 및 재배기술도 모두 달라 한 번 선택하면 5~10년 이상 해당 품종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울러 현재 국내 대부분 농가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다국적 종자회사가 판매하는 유럽 타입이다. 그런데, 종자 가격이 금 보다 비싸고 재배 방법도 정해져 있어 농가가 어지간한 이유로는 기르던 품종을 바꾸지 않는다. 이에 전북도농업기술원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파프리카 종자를 국산 품종으로 대체하고, 그 재배방법까지 현장에 보급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신품종 개발 및 재배 기술을 정립해 도내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전북 농가들의 경쟁력을 확보했고,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전문연구실적을 인정받기까지 했다.
현재 전북 파프리카 시험장은 도내 농가들과 원활하게 교류하며 육묘 및 재배기술은 물론, 필요한 양액과 병해충 문제까지 해결해주면서 국내 종자회사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조만간 국내 대형 종자회사가 전북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국내 파프리카 품종의 육묘 및 재배기술을 전국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어서 전북 파프리카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도내 55ha 파프리카 농가 중 5ha 정도가 국산 품종으로 재배를 전환했지만, 머지않아 가격 경쟁력 및 모양, 색깔, 경도, 크기 등 장점이 많은 국산 품종으로 다수 전환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