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통합 논의 위원회’ 설치에 관한 단상
/이춘구 언론인
유희태 완주군수가 완주·전주 통합에 대해 찬성이든 반대이든 축제 속에서 논의를 거치겠다고 했다. 유희태 군수는 전북애향본부가 20일 전주시내 호텔에서 개최한 ‘전북 재도약 원탁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유 군수는 더 나아가 ‘완주·전주 통합 논의 위원회’를 설치해 통합 문제를 논의하고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통합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동수로 40명 범위 내에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찬성 논리와 반대 논리를 검증하고 주민의 알 권리를 총족시키겠다고 했다.
유 군수는 자신이 주장해온 완주시 승격 추진과 관련해 김관영 도지사와 논의를 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방법적 차이는 있지만 자신도 (통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군수는 9명의 독립운동의사를 배출한 ‘1문 9의사’의 정신으로 완주와 전북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군수는 지금까지 완주·전주통합에 소극적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주민간에 갈등을 야기하고 지역이 불안해지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통합시 청사를 비롯해 모든 사항에 대해 완주군에 통 크게 양보하겠다고 밝혀 통합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원탁회의의 정신이다.
원탁회의 기조강연에서 이남호 전북연구원장은 완주·전주는 원래 한 몸이기에 통합이 돼야 두 지역이 살 수 있다고 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진리를 상기시킨 것이다. 이남호 원장은 일터, 삶터, 놀터, 배움터 등 직주락교(職住樂敎) 기능이 조화를 이루게 될 완주·전주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기도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도 기조강연에서 지역 정치권이 완주·전주통합을 이루지 못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크다며, 전북 정치권이 힘을 합쳐 통합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탁회의에서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 이흥래 사무총장은 정치권이 완주·전주통합을 강력하게 이끌어 갈 것을 촉구했으며, 김병석 실무대표는 공공기관의 용역을 통해 완주·전주통합의 장단점 등을 주민에게 알릴 것을 제안했다.
원탁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체로 유 군수의 발언을 환영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였다. 완주·전주 통합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와 사)완주역사복원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를 환영하며 후속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유희태 군수가 제안한 위원회는 구성과 운영, 의사결정 절차 등에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위원들은 신망이 두텁고 완주·전주통합시 비전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완주 주민이 누리는 혜택 등을 지켜내고 전주와 완주가 상생협력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동영 대표가 제안한 완주·전주통합 민주당 당론화가 관철되도록 역량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원탁회의를 주최한 정동영 대표는 원탁회의를 지속적으로 열기 위해서는 상설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애향본부는 이에 따라 원탁회의에서 제기된 12대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전북재도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전문성과 기동성을 기본원칙으로 하며, 전북 현안을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총재는 “도민이 뭉쳐 더욱 체계있고 강도있게 (12대 과제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전북재도약추진위원회 발족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의 전북은 작은 소지역주의를 넘어 통 큰 추진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북 재도약 원탁회의’는 전북 현안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여러 참여 주체들이 지혜를 모으며 전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찾는 게 원탁회의의 취지이다. 찬성과 반대 논쟁은 다른 자리에서 벌이면 될 일이다. 전북 낙후를 면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험하고 멀다. 새만금 예산 삭감과 새만금사업 축소 지연 등으로 전북의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던가? 이게 나라인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원탁회의는 동학혁명 전주화약의 결의를 되살리고 전북 발전을 앞당기며 전북인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