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혈액은행, “나의 강아지 혈액형을 알면 응급 시 생명을 살릴 수 있어요”
한국의 반려동물 수는 2012년 반려견 439만, 반려묘 115만에서 2020년 반려견은 50 % 증가, 반려묘는 200 %가 증가할 정도로 현재는 약 860만 마리로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출처: 검역본부). 이 중 7-12세의 장년, 노년층이 45.56 %로 절반에 해당되면, 반려동물이 노령화됨에 따라 암, 수술, 내분비 질환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긴급 수혈의 숫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의 수혈은 한국동물혈액은행, 건국대학교 도그너센터 등을 통해 공급을 받고 있다. 개도 혈액형을 갖고 있어 잘못된 수혈을 받을 경우 즉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개의 혈액형 판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개의 혈액형은 개 적혈구 항원(Dog Erythrocyte Antigen)의 약자를 딴 DEA를 사용하는 데, 현재 알려진 혈액형에는 DEA1.1, DEA1.2, DEA3, DEA4, DEA5, DEA6, DEA7, DEA8 등이 8개의 항원이 알려져 있다. 이 중 DEA 1.1과 DEA 1.2는 심한 수혈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 중에서 특히 DEA 1.1은 용혈소를 생산해 가장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며 한 번의 수혈에도 급성 수혈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인용: 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1995, 206(9):1358-1362).
그 동안 수의학에서는 DEA 1.1, DEA 1.2를 구분하여 수혈을 하기도 했다. 국내의 한 연구소에서도 DEA 1.1 (Kai 1), DEA 1.2 (Kai 2)를 판정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여 공급한 바 있다.
그러나, 동물혈액학 분야에 저명한 펜실베니아 수의과대학 기거 (Giger) 교수는 DEA 1.1, DEA 1.2의 혈액형이 다른 게 아니고 동일한 혈액형임을 증명하여 동물수혈학에 큰 이슈를 일으킨 바 있다 (인용: J Vet Intern Med. 2014, 28(2):592-8). 따라서, 미국, 유럽을 비롯 세계의 동물혈액은행은 기거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DEA 1.1, DEA 1.2를 구분하지 않고 DEA 1로 통합하여 개의 수혈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동물 수혈제제를 공급해 온 한국동물혈액은행 및 건국대학교 도그너센터도 현재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DEA 1의 혈액형에 맞추어 개의 수혈을 진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국동물혈액은행 관계자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DEA 1.1 (Kai 1), DEA1.2 (Kai 2)로 개의 혈액을 판별하다 2022년 DEA 1로 혈액형으로 개의 혈액을 공급한 이유에 대하여 ‘혈액형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 기거 박사의 학술적 연구 결과에 따라 DEA 1.1 (Kai 1)과 DEA 1.2 (Kai 2)를 DEA 1+ 시스템으로 기존 시스템을 통합한 것이며, 또한 국내 임상수의사들이 그 동안 DEA 1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공급해달라는 요구가 많아졌기에 그 요구에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한 연구소에서 개발한 Kai 1은 DEA 1.1를, Kai 2는 DEA 1.2를 분별하는 항체로 DEA 1의 판별이 이론 상 가능하기에 기존에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을 사용해도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이 분야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교통 사고 등의 대량 출혈의 경우 급히 수혈을 진행하여야 하기에 자신의 반려견의 혈액형이 DEA 1+인지, DEA 1- 인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을 추천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