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북, 40대만 고용률 추락

연령대 다오를 때 40대만 떨어졌다 2021년 77.3%…OECD 38개국 중 31위

2023-01-30     이상선 기자
위기의 전북, 40대만 고용률 추락. /전라일보 윤소희 디자이너

도내 중소기업에 다니던 40대 A씨는 2년전 10년간 다니던 회사의 인력 감축으로 자영업자가 됐다.

'제2의 인생'을 열어보겠다며 차린 치킨집은 코로나 여파로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

결국 폐업한 A씨는 한동안 술에 빠져 살았다. 그 사이 아내는 반찬값이라도 벌기 위해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계비를 벌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B씨는 40대 끝줄에 재취업에 나섰다. 그동안 소규모 업체에서 사무직으로만 일했지만 나이가 들어 좀처럼 재취업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서비스업체에 지원해 면접까지 합격했지만 결국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최종 탈락했다.

코로나19 3년동안 전북 40대 일자리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았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세대별 고용추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0대 고용률은 2017년 79.4%에서 지난해 78.1%로 1.3%포인트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보다 더 불어난 결과다.

한때 '경제허리'로 불렸던 전북의 40대는 올해도 주요 기업들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인력 감축을 예고하고 있어 여전히 불안하다.

일부 업종은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가계 소득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40대 고용률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해들어 에쓰오일 등 시중 은행들이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60세 이상은 39.9%에서 44.5%로 4.6%p 올랐다. 15~29세는 42.1%에서 46.6%로 4.5%p 상승했다. 30대 고용률도 75.3%에서 77.3%로 2%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취업자 수가 2672만5000명에서 2808만9000명으로 136만4000명 느는 동안 40대는 678만3000명에서 631만4000명으로 46만9000명 줄었다. 

특히 2021년 기준 한국 40대 고용률은 77.3%로 OECD 38개국 중 31위에 머물렀다. 평균 82.5%보다 5.2%p 낮은 77.3%였다. 일본(86.5%), 독일(86.3%), 영국(84.8%), 프랑스(84.2%) 등보다 처졌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의 추이를 보면 한국 40대 고용률이 2%p 낮아졌다. 감소 폭은 38개국 중 5위였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 21만2000명, 제조업 10만4000명, 숙박·음식업 9만3000명, 교육서비스업 8만2000명, 건설업 7만4000명 순으로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문제는 불황 때문에 구조 조정이 본격화하면 40대 고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40대 비자발적 퇴직자 수는 17만7000명으로 40대 전체 퇴직자 38만8000명의 45.6%나 됐다. 

40대 비자발적 퇴직자 수는 2017년 16만7000명에서 지난해 17만7000명으로 6% 늘었다. 

전주상의 관계자는 "가계소득 감소, 소비지출 위축, 내수악화 등 악순환의 원인으로 작용해 시장경제가 타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