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10년만에 5%돌파

2022-10-28     윤홍식 기자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모든 면에서 쪼들리고 있다. 월급 받아서 대출 원리금 빠져나가면 남는 게 없다.” 전주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3)의 하소연 이다.

결혼 2년차 신혼인 이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과 결혼할 때 까지 항상 저금리 시대였다. 평생 처음 맞아보는 고금리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10년여 만에 처음 5%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15%로 한 달 새 0.39%포인트 높아졌다. 10년 2개월 만의 5%대 금리다.

이씨는 “결혼하면서 집 장만하고 가전제품과 가구 구입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아 일충당했었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로 매월 30만원 가량이 추가로 더 나간다. 주말에 아내와 외출하는게 삶의 즐거움 이었는데 이제는 쓸돈이 없어 한달에 한번 정도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4.79%)가 0.44%포인트. 일반 신용대출 금리(6.62%)도 0.38%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은 2012년 5월(4.85%), 신용대출은 2013년 3월(6.62%)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9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24.0%로 8월(24.5%)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금리 상승에도 고정금리 비중이 줄어든 것은, 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 적용 정책모기지 상품의 신규 취급액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기업 대출 금리(연 4.66%)도 8월(4.46%)보다 0.20%포인트 높아졌다. 4.66%는 2013년 12월(4.67%)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4.38%로 0.15%포인트,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4.87%로 0.22%포인트 올랐다.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8월(4.52%)보다 0.19%포인트 높은 4.71%로 집계됐다./윤홍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