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 수장 “내가 적임자” 무주공산 놓고 혈투

2022-01-02     이재봉 기자
 

올해 치러지는 6·1 지방선거로 향하는 전북도교육감 출마 입지자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도지사, 시장·군수 선거 등에 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교육감 선거의 열기가 자칭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불이 붙는 양상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현 김승환 교육감이 출마를 못하기 때문이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만큼, 무주공산이 된 전북교육감직을 놓고 한판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게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해 초만해도 10명 안팎의 차기 도교육감 후보가 거론됐지만 현재는 사실상 5명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아직 어떤 후보가 더 등장할지, 아니면 어떤 후보가 유력한 고지를 굳히고 있는지 섣부른 예측은 시기 상조지만 각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 진영이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교육감 후보로 출마할 인사는 서거석 전 전북대총장,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 차상철 참교육희망포럼 대표, 천호성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등 5명(가나다 순)이다. 이들은 모두 이미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히고 민심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먼저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대학 경쟁력 제고정책을 통해 전북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추진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서 전 총장은 지난 2018년 선거에 출마해 28.95%의 지지율을 획득해 의미있는 득표율로 존재감을 알리며 김승환 교육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서 전 총장은 교육·아동복지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산하 기구인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됐다.

혁신학교 전문가로 통하는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은 고창 신림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았다. 군산 회현중학교 공모 교장으로 부임해 전북을 대표하는 혁신학교로 탈바꿈시켜 전국에서 찾는 모델학교로 발돋움시킨 바 있다. 올해 첫 도전인 만큼 낮은 인지도는 극복해야할 과제다.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사회교육학과)는 츨마 예정자 가운데 유일한 50대로서 젊고 강력한 에너지로 전북교육을 바꿔 내겠다며 진로교육원 설립과 기초학력 완전책임제, 돌봄 100% 책임운영제, 학생·청소년 교육기본수당지급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차상철 전 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은 김승환 교육감과 함께 전북 교육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전북교육청이 내건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공동체 실현’도 차 전 원장의 신념과 그 맥을 같이한다. 뛰어난 소통능력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차 전 원장은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수석부위원장, 참여정부 교육정보화위원회 위원, 전북교육연대 공동대표, 전북교육정책연구소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라북도 교육거버넌스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은 교육행정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부처인 교육부에서의 오랜 경험은 물론이고 주OECD대표부 교육관으로 근무하면서 선진국의 교육제도를 피부로 접했다. 또 초등과 중등교육에 대한 경험도 두루 풍부하다. 황 전 부교육감은 지난 선거에 출마, 7.05%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들 중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과 차상철 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는 이달말까지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모두 현 김승환 교육감의 지지기반이 비슷하고 진보성향으로 교육철학과 이념 등이 진보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초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후보 경선은 지난해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 여론조사와 모바일 투표를 실시해 같은달 30일 단일화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000원 회비를 납부한 회원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 회비대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경선 일정을 연기했고, 이에 대해 도민 사과로 까지 이어졌다.

현재까지 전북교육감 선거는 절대 강자가 없는 가운데 민주진보 후보 단일화 여부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항근 전 교육장과 차상철 전 전북교육연구원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의 후보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교육철학과 지지기반이 같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의 지지기반은 전교조 전북지부와 민주노총 전북지부, 진보성향 시민·교육단체다. 차상철 전 원장과 천호성 교수가 지난 선거에서 김승환 교육감을 지지하며 출마의 뜻을 꺾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세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조직위가 이미 가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민주진보 단일후보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단일화가 될 경우,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전북교육감 선거는 서거석 전 총장과 황호진 전 부교육감, 단일화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연말 뉴스1 전북취재본부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서거석 전 총장이 앞서고 있는 가운데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과 황호진 전 부교육감, 천호성 현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차상철 전 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