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철 사진작가가 ‘칠실파려안(漆室玻瓈眼) 그 안에서 놀다’ 출판기념회를 겸한 동명의 개인전을 오는 27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칠실파려안에서 ‘칠실(漆室)’은 암실, ‘파려(玻瓈)’는 유리, ‘안(眼)’은 눈을 각각 의미한다. 조선 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이 그의 저서 ‘여유당전서’에서 오늘날 카메라 장치와 유사한 당시의 기계를 칠실파려안이라 명명한 바 있다.

허 작가는 카메라를 ‘재현의 도구’와 ‘창작의 도구’로 활용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1994년부터 전주의 도시 성장 과정을 기록, ‘전주를 기록하다’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전주를 기록하다 Ⅲ’은 그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전주시의 변화과정을 사진에 담은 ‘전주를 기록하다(2012)’의 후속 작업이다. 에코시티와 효천지구, 만성 법조타운 등을 추가해 전주 역사를 생생히 기록했다. 향후 이 자료가 제대로 인정되고 보존되고 분류될 때 진정한 공적 아카이브(archive)로 기능하여 그 가치와 힘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를 펼쳐 보이다’는 ‘가족’과 ‘작품’으로 이뤄졌다. 가장 사적이고 일상적인 시간과 장면들을 앵글에 담았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다’에서는 그가 카메라 연관 작업을 진행하면서 사유하고 느끼고 욕망했던 총체적 지각을 담은 사진에 담백한 에세이를 곁들여 전시와 출판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전시에서는 허 작가의 사진 작품을 비롯해 포토 페인팅 및 드로잉, 콜라주 혼합 작품 19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작품을 한지에 출력했다는 점이다. 그는 한지가 재현해내는 독특한 발색에 관심을 두고 2014년 이후 10여 차례 전시에서 한지 출력을 고수해오고 있다.

한편, 책 ‘칠실파려안 그 안에서 놀다’는 ‘전주를 기록하다 Ⅲ’와 ‘나를 펼쳐 보이다’, ‘사진으로 이야기하다’로 총 3권이 1세트로 구성돼 있다. 470여 페이지 분량으로 카메라와 엮인 모든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았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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