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하고 따뜻했던 가을 날씨가 어느새 차가운 겨울 날씨로 바뀌고, 단풍이 산의 색상을 노랗고 붉은 색으로 바꾼 것처럼 차가운 날씨가 사람들의 옷 색상도 다양한 색상의 외출복으로 갈아입는다. 

이렇듯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지만 전주 중국 거리 ‘소주가’는 지금까지도 옛 거리의 이야기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소주가’는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과 다가동이 만나는 길목에 있다. 100여 전에 소주 상해 등에 살던 중국인 벽돌공들이 전동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여기에 이주해 생긴 거리 이름이다. 

90년 전 중국의 비단 상점 ‘중국인 포목상점’, 전주 최초의 대형음식점 ‘구) 박다옥’, 다가교 아래의 위치한 전주 3.1운동 시발점인 ‘신흥고등학교 강당’ 3곳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지금까지 이곳의 터줏대감처럼 지키고 있다.

전주 100년 전 역사의 건물들을 거닐다 보면 중국 거리 중앙동에 위치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시간여행카페’ ‘상상카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카페 하면 모름지기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에 맞게 인테리어, 장소, 크기 등 다양한 변화를 주어야 하는 곳이다. 오늘 인기 있는 카페가 내일은 다른 곳으로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여행카페 ‘상상카페’는 중국인 거리의 특성에 맞게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요즘 유행하는 사진 찍어 인증사진을 올리는 핫플레이스 느낌의 카페는 분명히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플하고 미니멀하고 모던하고 현대적인 감각의 분위기도 아니다. 이러한 이유는 분명 시대의 옛것을 지키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기를 싫어하는 ‘상상카페’만의 인생모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상카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상(想像)이 아닌 상상(翔象) 즉, ‘날으는 코끼리’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먼저 가게에 오면 일단 주인인 상상지기가 직접 그려 카페 벽면을 가득 채운 개성있는 그림들이 눈에 띈다. 프랑스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모나리자, 대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유튜브에서 강의하고 있는 모습, 고흐가 21세기 ‘상상카페’ 가게 앞에서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보봐리 부인이 오토바이를 타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모습 등 기존의 캐릭터들에서 상상지기님의 상상을 더 하여 재미나고 행복하게 그려놓은 그림들이다. 

이곳 주인은 자신이 작품에 대해 ‘카페에 방문한 손님들이 자신의 그림들을 감상하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창의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림을 통해 손님들 각자의 시간은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한다. 상상 카페지기는 훌륭한 예술 작품은 ’관객이 무언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그림’이라고 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고독하고 외로운 인생길을 달려가는 동시대 손님들이 상상카페 그림들을 보면서 여유와 쉼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상상카페’에 들어오면 고전과 현대의 감각이 공존하는 다양한 그림과 함께 상상카페의 시그나쳐 계절 음료수를 맛볼 수 있다. 여름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자몽에이드, 겨울에는 수제 생강차와 따듯한 핫초코. 그리고 우유를 지양하는 비건들을 위한 두유 옵션도 가능하다. 

전주의 100년을 간직한 이곳에서 ‘좋은 것들을 같이 나누며 살아가고자 하는 꿈’ 이 있는 상상 카페지기님과 함께 여행길에서 중요한 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깊어가는 가을에 상상카페에 가면 따듯한 음료와 즐거운 작품들이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류인평(전주대학교 교수, 사)지역관광문화발전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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