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수습 모습
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수습 모습

백제시대 공예품의 정수인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31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 등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지난 2018627일 보물로 지정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금제 사리봉영기와 더불어 금동사리외호, 금제 사리내호, 청동합 6점을 포함해 총 9점으로 구성돼 있다.

금제 사리봉영기 앞면(왼), 뒷면(오)
금제 사리봉영기 앞면(왼), 뒷면(오)

사리장엄구 중 금제 사리봉영기는 은 금판으로 만들어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다. 내용은 좌평 사택적덕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인 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그동안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힌 계기가 되어 사리장엄구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유물이다. 서체 역시 곡선미와 우아함이 살아있는 백제서예의 수준과 한국서예사 연구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금동사리외호(왼), 금제 사리내호(오)
금동사리외호(왼), 금제 사리내호(오)

사리장엄구 중 금동사리외호와 금제 사리내호는 모두 몸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 중에서 유사한 사례가 없어 독창성을 갖는다. 전체적으로 선의 흐름이 유려하고 양감과 문양의 생동감이 뛰어나 형태의 안정성과 함께 세련된 멋이 한껏 드러나 있다.

청동합
청동합

동합은 구리와 주석 성분의 합금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6점으로 구성된다. 그중 하나에는달솔(達率) 목근(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통해 달솔이라는 벼슬(2)을 한 목근이라는 인물이 시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명문을 바탕으로 시주자의 신분이 백제 상류층이었다는 사실과 그가 시주한 공양품의 품목을 알 수 있어 사료적 가치와 함께 백제 최상품 그릇으로 확인되어 희귀성이 높다. 녹로(그릇을 만들거나 문양을 넣을 때 사용하는 돌림판)로 성형한 동제 그릇으로서 그 일부는 우리나라 유기 제작 역사의 기원을 밝혀 줄 중요한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한편, 문화재청은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손소 적개공신교서’, ‘이봉창 의사 선서문등 고려와 조선 시대 전적, 근대 등록문화재 6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으며, 비지정문화재인 봉화 청암정’, ‘영주 부석사 안양루’, ‘영주 부석사 범종각3건은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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