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배원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Ciao!(챠오)라는 이국의 말이 입안에 맴돈다. 이탈리아에서 나누는 많은 인사말 중에 ‘챠오’는 아침, 저녁, 만날 때, 헤어질 때 언제든 쓸 수 있는 ‘안녕’ 같은 단어다. 푸른 하늘이 빛나는 9월 말, ‘전주에서 만나는 이탈리아’를 테마로 열린 세계문화주간 행사로 전주 곳곳에서 ‘챠오’라는 말이 낭랑하게 들려왔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1만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루며 이국의 문화와 낭만을 만끽했다. 전통의 향기 가득한 전주한옥마을, 쪽빛의 세병공원, 반짝이는 연화정 도서관 등지에서 이탈리아 음식을 나누고 커피를 내리며 이탈리아 문학을 논하고 영화를 즐기는 많은 이들의 얼굴은, 먼 나라 이탈리아가 바로 여기인 듯 즐거워 보였다. 
 전주 세계문화주간은 지난 2016년 프랑스주간, 2017년 영국주간, 2018년 미국주간, 2019년 스페인주간을 이어오며 각국의 대사관, 문화원과 함께 사진전, 밴드공연, 영화제, 체험프로그램 등을 진행, 매년 5천여 명의 관람객이 찾는 ‘전주 속의 세계여행’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외국의 문화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당 국가와 함께 축제를 준비하며 그들에게 전주와 대한민국의 문화와 매력을 알리고 나누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최근 BTS와 오징어게임 등이 큰 인기를 끌고 각종 국제 시상식을 석권하는 등 K-컬처가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전주시의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한 꾸준한 글로벌 마케팅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전주시가 운영하는 SNS, 유튜브 등 온라인플랫폼의 실시간 문화관광정보 및 외국인 팔로워들의 참여를 유도한 이벤트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주한옥마을 등을 배경으로 하는 웹드라마와 웹툰 등 온라인플랫폼 조회수가 100만회를 달성하는 등 글로벌 MZ세대를 전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외국주한공관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각국 언론사의 전주 팸투어, 해외 현지에서의 ‘한국의 날’ 운영, 지역간 대학교류 활성화 등 전주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며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도 미국 뉴올리언스와의 교류를 바탕으로 전주 일원에서 ‘전주재즈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서울 북촌한옥마을에서 ‘서울 속의 전주’를 느낄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관광거점도시다운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다. 
 앞으로 미래산업의 핵심은 결국 문화콘텐츠다.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얼마나 가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느냐가 우리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은 지역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민선8기 전주시는 지역의 문화자산을 확실한 경제자산으로 연계하고 전주 관광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획기적인 문화콘텐츠를 발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2023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을 통해 전주의 한류거점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활발한 문화교류 및 연계사업을 통해 창조적인 글로벌 문화산업을 다져갈 계획이다. 
 세계는 전주를 일컬어 ‘꼭 한번 가봐야 할 도시’라고 한다. 우리는 이를 넘어 전주를 ‘언제든 또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 창의적인 문화정책과 실행, 전주와 세계를 잇는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참여로, ‘전주’라는 브랜드가 세계로 통하는 당당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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