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과일나무도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과일나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생산량이 줄어들어 농가의 경제적 피해가 가중된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과수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 감염 피해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바이러스 걱정 없는 무병 묘목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자체 조성한 실증 재배지에서 2년 동안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완주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안에 조성한 실증 재배지는 1.8헥타르(ha), 축구장 약 2개 반 규모이다. 
이곳에서는 ▲사과 ‘홍로’, ‘후지’ ▲배 ‘원황’, ‘신고’, ‘추황배’ ▲복숭아 ‘천중도백도’, ‘장호원황도’ ▲포도 ‘캠벨얼리’, ‘거봉’, ‘샤인머스켓’ 총 10품종을 재배 중이다. 
무병묘와 함께 바이러스‧바이로이드에 단독 또는 복합 감염된 묘목이 품종별로 5∼20그루씩 총 4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연구진은 실증 재배지에서 열매가 달린 뒤부터 두 해에 걸쳐 9품종에 대해 조사를 진행, 현재까지 6품종의 분석을 완료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 감염 나무의 열매는 무병묘 열매보다 무게(사과‧배‧복숭아)는 최소 18%에서 최대 52%까지 적게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껍질(과피)의 색소 함량(사과‧포도)도 최소 30%에서 최대 80%까지 적었다. 복숭아와 포도의 수확기는 최대 2주가량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 ‘홍로’의 경우에는 사과황화잎반점바이러스, 사과줄기홈바이러스, 사과줄기그루빙바이러스, 사과과피얼룩바이로이드 4종의 바이러스‧바이로이드에 동시 감염됐을 때 열매달림량(착과량)이 최대 40.2% 줄어들었다. 
▲배 ‘신고’ 품종도 사과줄기그루빙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무게는 7.2%, 당도는 6.1%가량 떨어졌다. 
▲복숭아 ‘천중도백도’는 사과황화잎반점바이러스와 호프스턴트바이로이드, 2종 복합 감염으로 열매 무게가 29% 줄었다. 
 ▲포도는 ‘캠벨얼리’와 ‘거봉’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캠벨얼리’의 경우에는 포도잎말림바이러스-1에 감염된 열매의 당도가 12% 떨어졌다. 
이번 연구는 국내 주요 과일 품종별로 다양한 바이러스‧바이로이드에 단독, 또는 복합 감염됐을 때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환경과 재배법 등을 동일하게 설정하고 장기적으로 비교‧분석함으로써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된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실증 재배지와 농가의 무병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 실증 재배지 개방, 홍보지 발간, 영농 교육을 통해 무병묘의 가치와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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