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주차된 개인형 이동장치를 피해 등교하고 있다. /조은우 기자·cow4012@

전동킥보드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인도나 차도, 골목길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식 세워두면서 주차 불편을 일으키거나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어서다.

28일 오전 8시 30분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 한 고등학교 인근.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보호 장비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타고 좁은 인도를 가로질러 학교로 향했다.

학교 앞에는 앞서 등교한 학생들이 세워두고 간 전동킥보드며 전기자전거 10여 대가 이미 주차된 상태였다.

맞은편 길목 역시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전동킥보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인근을 지나다니는 보행자들은 할 수 없이 그 틈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직장인 박모(30·여)씨는 “출·퇴근을 하기 위해 이 부근을 꼭 지나야 하는데 등교 시간만 되면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한 학생들이 대충 세워두고 학교로 들어가 버린다”라며 “인도에 마구잡이로 주차된 킥보드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을 다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찾은 전주시 덕진구 한 횡단보도 교통섬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사람 두셋이 서 있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작은 교통섬은 앞서 누군가 주차해두고 간 킥보드 두 대로 이미 ‘만석’이었다.

인근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가뜩이나 좁은 교통섬에 세워진 킥보드들을 흰 눈으로 흘겨보며 걸음을 재촉했다.

약 2시간에 걸쳐 돌아본 전주지역 곳곳에서는 위와 같은 사례들이 속속 목격됐다.

넘어진 채 차도에 방치된 전동킥보드로 인근을 지나다니는 차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폭이 좁은 인도를 막고 선 전동킥보드 탓에 보행자들이 차도로 내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만난 장모(52·금암동)씨는 “아파트 주차장소가 협소해서 평소에도 주차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킥보드들이 주차 공간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사이렌 같은 큰 경고음이 나 임의로 옮길 수도 없다”며 “밤에 골목길에 들어서다 보면 어두워서 발견하지 못한 킥보드 손잡이에 차가 긁힌 적도 있다. 장소라도 정해놓고 킥보드를 좀 세워뒀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전동킥보드 불편 신고 채널 등을 통해 하루 평균 10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고, 각 담당자가 2시간 내 자율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며 “여전히 불편을 겪고 계시는 시민분들을 위해 더 강력한 조치 방안을 강구 해 불편을 느끼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조은우 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