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장르는 다양하다. 멜로나 홈, 로맨스, 역사, 수사, 액션 등이 일반적인 장르 구분이다. 이중 꾸준히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는 장르는 수사 드라마다. 수사 드라마는 범죄, 경찰, 추리 드라마 등 여러 용어들이 혼용되고 있지만 장르 드라마로서 중요한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야기 유형을 보면 수사관과 범인, 희생자가 등장해 범죄 발생 및 그 해결의 과정을 그린다.

  시청자들이 수사 드라마를 즐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추리라는 재료가 재미를 준다. 추리는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미루어서 생각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누가 범인인지, 어떤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어떻게 잡힐 것인지 등을 예상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다. 거기에 수사관과 악당 사이의 대립 구도와 그에 따른 추적과 처벌, 사회질서 회복이라는 스토리라인도 흥미를 자아낸다. 속 시원한 액션 장면은 덤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본 뒤 느끼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도 카타르시스를 준다.
  우리나라에서 수사 드라마 원조는 ‘수사반장’이다. 1971년 시작돼 1989년까지 880회를 방영했다. 그 인기가 대단해서 한 때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70%를 넘기도 했다. 그 인기를 타고 극에 출연한 배우들이 명예 경찰관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특히 반장 역할을 한 탤런트 최불암은 그 계급이 명예 경무관까지 이르렀다.
  이후 수사반장 만큼 인기몰이를 하지는 못했지만 수사 드라마는 면면히 그 맥을 이어갔다. 최근 들어서도 ‘비밀의 숲’이나 ‘시그널’, ‘모범형사’, ‘경찰 수업’ 등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사 드라마의 건재를 알렸다.
  우리나라 수사 드라마의 원조 ‘수사반장’이 돌아온다. 새로 시작되는 수사반장은 방영 당시 이전이 시간적 배경인 프리퀄 버전이다. 프리퀄이란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 전편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그러니까 최불암이 반장이 되기 전 이야기다. 새 수사반장은 내년 하반기 MBC의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제목은 ‘수사반장 1963’. 제작진은 올해 캐스팅을 시작해 연말 첫 촬영에 들어간다.
  요즘 범죄는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사이버 범죄를 비롯해 사이코패스의 출현, 권력층이나 부유층 범죄 증가 등이 새로운 흐름이다. 최근 수사 드라마들도 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1963년 당시 범죄는 어떻게 보면 순진한 구석이 있을 것이다. 그 시대적 간극을 어떤 스토리라인으로 메울지 궁금하다. 아무튼 시청자들이 현실에 대해 사색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고품질의 드라마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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