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마지막 어용화사인 석지 채용신의 미공개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

KBS전주방송총국이 방송84년을 맞아 미술관 솔과 함께 석지 채용신(蔡龍臣, 1850∼1941) 특별 기획전 ‘역사의 흐름’을 선보인다.

채용신은 무과출신 관료이면서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을 제작 총괄하는 우두머리화가인 주관화사를 역임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초상화를 가장 많이 그린 초상화 전문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닮음의 구현방식을 ‘일호불사 편시타인(一毫不似 便是他人) ’이라는 기존 초상화의 명제를 바탕에 두고, 시각적 사실성을 강조하며 초상인물의 실재적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다.

▲ 왼쪽 주자상, 오른쪽 제갈공명상

채용신 초상의 주인공들은 학식과 덕망으로 존경받거나, 부유한 재산으로 지역 사회에 덕행을 베푸는 인물들이거나, 의병활동의 선두에 선 애국지사들이었다. 화실을 연 후에는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는 모두의 주문에 응해 초상을 그려주었으며, ‘실물과 다르지 않으면 책임진다’는 광고지 문구는 채용신의 사실적인 초상화 명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박영진 부부상

이번 전시에서는 채용신의 대표작과 더불어 그동안 감상이 쉽지 않았던 개인소장품과 미공개 작품 총 22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남성 초상화(7점), 여성 초상화(부부상 1점을 포함한 4점), 성현의 초상(2점), 충정(忠貞)을 담은 작품(3점), 화조영모화(4점), 그리고 채용신이 사용했던 벼루 1점까지 총 5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 정몽주 순절도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정몽주 순절도>를 꼽을 수 있다. 정몽주는 조선조 사회에서 절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추앙되며, 채용신은 ‘충신정몽주(忠臣鄭圃隱)’라 표기해 그의 충절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어진을 통해 채용신과 연을 맺은 고종이 직접 그에게 정몽주의 초상화를 주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전시장 사진

이외에도 여인들을 과감하게 초상화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노부인상>뿐만 아니라 <관성제군(관우), <이랑신상(무신도)>, <주자상>, <제갈공명상> 등 우리가 기존에 알던 채용신의 초상화가 아닌, 다른 유형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KBS갤러리와 미술관 솔, 두 곳에서 오는 22일 동시 개최된다. KBS갤러리에서는 내달 22일까지 진행되며, 미술관 솔에서는 12월 23일까지 연장 전시한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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