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등학생 100명 중 2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을 만큼 전북지역 학교폭력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도내 초·중·고 재학생 6만7,312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9%인 1,288명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 대비 0.6%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학교폭력에 대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대처를 위해 교육지원청 산하에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까지 설치해 조사와 분쟁에 대한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음에도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인 694명이 초등학생이었고 중학생 433명, 고등학생 156명, 기타 5명의 순으로 나타나 순수해야 할 저연령층 학생들 사이에서의 폭력증가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 나이가 낮아지고, 학교폭력의 유형도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한 사이버 폭력 등의 새로운 유형으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감시나 교육의 속도를 앞질러 가는 불가피한 한계를 노출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많았던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란 점에서 소폭의 학교폭력 증가세란 분석이지만 이유를 떠나 학교폭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인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신고가 늘어나는 등 다툼의 소지가 그만큼 증가한 이유도 있다지만 그동안 학교에서 쉬쉬하면서 덮는 바람에 일을 더 크게 키웠던 적이 적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학교폭력의 투명화는 오히려 강화의 필요성을 요구한다. 더욱이 초등학교에서의 학교폭력에 대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는 폭력을 심각하고 강력하게 부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의 발생빈도를 줄이는 첫 단계란 점에서 특히 그렇다.

언어폭력을 호소한 응답자가 48.7%로 가장 많았지만, 사회인이 돼서도 심각한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커 그 심각성이 제기된 집단따돌림(15.5%)이나 신체 폭행(11.5%), 사이버 폭력(7.7%) 등의 비율 역시 무시 못 할 정도였다. 더구나 피해장소로 가장 많이 지목된 장소가 교실(41.3%), 복도(12.4%), 운동장(7%)의 순으로 나타나 학교 내 지도 강화 방안 마련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예방하지 못하면 어린 나이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로 남게 되는 학교폭력이다. 더 이상의 대책은 없다는 고민을 담아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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