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가 무서운 기세로 악화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현상 중 하나는 바로 해수 온도의 상승이다. 대기과학 분야의 과학 저널인 ‘대기과학 발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21년의 해수 온도는 역사상 가장 높았다. 그리고 두 번째로 높은 해는 2020년, 세 번째로 높은 해는 2019년이었다. 매년 해수 온도가 기록을 깨며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분석으로는 해수 온도의 상승은 온전히 인간 탓이다.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지구가 더워지고 그 열의 대부분은 해수가 흡수한다. 지난 50년간 생성된 지구 열의 90%를 해수가 흡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해양 열 함량이 높아지고 이것이 해수 온도의 상승을 불렀다는 것이다.
  해수 온난화의 영향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우선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 빙하 등이 녹고 이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한다. 그에 따라 저지대 해안지역은 물 속으로 잠기는 수밖에 없다. 해안지역 모래도 다 침식될 게 분명하다. 초강력 태풍도 더 자주 발생한다. 태풍의 ‘먹이’인 수증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해양 생태계가 위협 받는다. 온도에 민감한 산호초의 경우 2도만 올라도 99%가 폐사한다고 한다. 산호초 파괴는 생물 다양성을 급격히 감소시킨다. 또 높은 해수 수온으로 인해 어획량도 줄어들어 식량 위기도 부채질 한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과학자들은 탄소 배출 넷제로에 도달하기까지 해수 온난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년 최고 기록을 깰 가능성도 높다. 
  최근 국립기상과학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2040년까지 1.0~1.2도 오른다고 한다. 이로 인해 해수면 높이는 10~11cm 상승하며 염분은 줄어든다. 그리고 초강력 태풍도 더 자주 한반도를 덮칠 수 있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차갑고 얕은 우리나라 해역에서는 태풍이 약해지는데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오히려 세력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그동안 실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오로지 경제성장에만 매달려 환경문제를 귀찮아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그에 대한 자연의 역습이 이제 시작되는 것 같다. 해답은 당연히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다. 그렇지만 단기간 내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기후재앙에 대비하는 만반의 대비라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근거해 댐이나 제방 등 홍수나 태풍, 가뭄에 대한 대비책이 미리미리 세워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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