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인구나 경제 규모에 비해 국제적 위상이 그리 높지 않다. 현재 인도는 인구 세계 2위,  국토 면적 세계 7위 등으로 막강한 국력을 과시하고 있다. 농업 생산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국방 면에서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항공모함을 운용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도가 국제사회에서 갖는 리더십은 기대 이하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는 매우 후진적인 나라로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인도의 위상이 낮은 것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면 이해가 간다. 인도는 19세기 중반부터 194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다. 독립 이후에는 사회주의식 경제체제를 고수했다. 인도가 시장친화적 개방체제로 전환하는 시기는 1991년이었으니 그만큼 세계 경제체제로 편입되는 것이 늦었다고 할 수 있다.
  1991년 당시 인도 정부는 그간 고수해온 폐쇄경제체제를 버리고 개방경제체제를 받아들였다. 관세를 내리고 외국인 투자도 허용했다. 정부 소유 기업들을 민영화하기 시작했으며 각 기업에 대한 생산량 할당제도와 같은 계획경제를 포기했다.
  인도가 경제적으로 고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출범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 때부터였다. 경제 개혁에 가속도가 붙었다. 모디 정부는 화폐 개혁에 이어 부가세 통합 등 세제 정비,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의 과감한 조치들을 잇달아 취했다.
  여기에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반사적 이익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중국에 있던 다국적 기업 공장들도 서둘러 인도로 생산거점을 옮겼다. 이제 인도는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변모해가는 중이다.
  인도가 올해 1분기 영국을 제치고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불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인도의 명목 GDP는 8천547억 달러로 영국의 8천16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로써 인도는 이전까지 5위였던 영국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뿐 아니다. 인도 국영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는 인도의 GDP규모가 2027년에는 독일, 2029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인도의 GDP규모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국보다 낮은 세계 13위에 그쳤다. 그런데 20여년 만에 5위로 올라섰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 더욱이 자신들을 식민 지배했던 영국을 제쳤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인구나 과학기술 등 잠재력 면에서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속도가 매우 빨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 3대 경제 대국에 세계의 ‘성장 엔진’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새 성장동력을 찾는 한국으로서는 인도와의 협력이 앞으로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