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우리밀 장터인 ‘햇밀장’에 참여해 제빵용 신품종 밀 ‘황금알’로 만든 빵을 선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농진청이 제공한 황금알 밀가루로 직접 빵을 만들어본 제빵사들은 반죽할 때 모양 만들기가 쉽고 빵이 잘 부풀어서 좋았다는 평가를 했다. 또 맛 평가회에 참가한 소비자들도 ‘빵이 부드럽고 쫄깃하다’는 호평을 내놓았다고 농진청은 전했다. 

  황금알은 단백질과 글루텐 함량이 각각 14%, 10%로 높아 강력분 수준의 밀가루를 만들 수 있는 신품종이다. 
  이번 행사에서 거둔 성과와 의미는 작지 않다. 
  그동안 국산밀 소비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밀의 품질이었다. 현재 우리 농가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품종은 백립계 ‘금강밀’인데 짜장면 등에 쓰이는 제면용으로는 적합하나 제빵이나 제과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조경밀이 제빵용으로 나왔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아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용도별 품종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따라서 이번에 황금밀이 제빵업계나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략 30여 종이 넘는 국산밀 품종이 개발됐지만 실제로 유통되는 것은 3~4종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하고 맛도 있는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다. 앞으로 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황금밀의 가능성은 이번 행사에서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아 무방할 듯하다.
  물론 국산밀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하나둘이 아니다. 수입밀의 2~3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 결정적으로 밀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품질 문제 역시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개별 농가들의 재배방식이 주먹구구식이라 단백질 함량도 들쭉날쭉하다는 것이 식품업체들의 지적이다.
  농진청은 이와 관련 올가을에는 황금밀 시범단지 4개소를 추가해 총 13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신속한 품종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간 농진청은 시범단지 9개소를 조성해 각 지역에서 수확한 황금알의 수량성 조사와 품질 분석, 경제성 등을 평가했다. 
  황금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다. 농진청은 현재 0.8%에 불과한 밀 자급률을 5%로 끌어올린다는 정부 방침에 부응해 품종이나 재배기술 개발과 보급 ·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정부도 농가들이 밀 농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수매 확대 등에 대한 예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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