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매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조차 이대로 라면 10%대로 떨어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라는 응답이 24%로 지난주 28%에서 일주일 만에 다시 4%포인트가 하락했다. 지난 6월 중순까지만 해도 50%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한 달 이상 매주 하락세가 이어지며 정치권이 대통령 지지율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30% 지지율마저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대통령 국정 수행을 뒷받침해야 할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심각한 내홍에 빠지면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39% 지지에 못 미치는 34%로 주저앉았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석 달도 안 돼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급격히 확산하고 정당 지지도에서조차 야당에 역전당하는 심각한 위기를 맞은 것이다.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국민이 10명 중 7명 이상인 상황은 절대 가볍지 않다. 임기 초반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국정개혁의 동력을 최대한 가동해도 모자랄 판에 인사(21%), 경험·자질 부족·무능(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등의 이유로 대통령 리더십이 타격을 받는 건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현재 국정 지지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이 증폭되던 시기인 2016년 10월의 주간 조사와 비슷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민심은 변하는 것이라지만 지금 민심이 과거 대통령탄핵을 초래했던 상황만큼 악화했다는 사실은 여간 충격이 아니다. 대통령실이 5일 여론조사는 민심의 지표라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채워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채우는 그것보다 문제 있는 부분을 도래는 것이 더 급선무란 지적이다. 여권 전반에 짙게 드리운 갈등과 암투, 삐걱거리는 인사시스템 등의 암운과 부실을 걷어내기 위한 과감한 쇄신, 그리고 소통강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지지율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소신은 오만과 불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지지율이 나올 때마다 일희일비해야 한다. 지지율 하락은 순간이지만 이를 끌어올리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기에 특히 그렇다. 추락하는 국정 지지도를 보는 국민의 마음도 여간 불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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