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관련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약 청정지역 전북도 이젠 옛말이 됐고 그동안 일부 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거래되던 마약은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10대와 20대의 젊은 층과 직장인의 상습투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태국에서 신종 마약 1만 명 동시 투약분을 밀수한 외국인 2명이 전북 전주시와 군산시에서 경찰에 검거돼 충격을 줬다. 압수한 크라톰 10kg(8,400포)은 강한 각성효과가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 관리하는 신종 마약으로 이들은 허브차로 위장해 국내에 들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외국인 등에게 20포당 2만 원에 판매했다고 한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커피에 향정신성의약품을 타는 수법으로 친구에게 내기 골프를 치자고 해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 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들이 알약 형태인 로라제팜 성분의 약물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섞은 후 커피에 주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제는 친구가 건네는 음료까지 의심해야 하는 단계에 이를 만큼 마약범죄가 일반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04건에 138명이었던 마약사범이 2020년 145건에 178명, 지난해 133건에 163명 등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지난 상반기까지 전북에서 발생한 마약범죄만 61건에 달했다. 특히 SNS 등을 통한 온라인 마약 거래가 늘면서 30대 이하 마약사범이 지난 2019년 16명에서 2021년 3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올들어서도 지난 6월 말까지 27명의 마약사범이 적발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마약 투약 확산세는 심히 우려스러울 정도다. 더구나 마약 구매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이제는 생활 범죄의 범주로까지 들어올 만큼 일반화되는 양상이다.

한번 손대기 시작하면 끊기 어렵고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일상 회복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마약이기에 단순 소지, 운반하기만 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향정신성의약품 분류에 따른 금지행위를 했다면 5년 이상 무기징역에까지 처하는 무거운 범죄임에도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 대책이 시급하다.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범죄의 특성을 고려한 수사 역량 강화와 함께 마약범죄 근절 및 마약의 폐해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을 위한 더욱 강화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서둘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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