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지느러미 혹은 샥스핀(Shark’s fin)은 고급 요리의 대명사다. 원래는 중국 요리에서 최고가의 요리 재료지만 지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샥스핀 요리를 즐긴다. 이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워낙 비싼 값 때문에 웬만해서는 사서 먹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중국에서는 비싼 술과 샥스핀 수프를 상에 올리는 것을 부패라고 규정할 정도다. 

  그런데 샥스핀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어 자체는 냄새가 지독해 먹기 힘든 물고기다. 그래서 지느러미만 먹는데 이것도 맛보다는 그저 식감이 좋다는 느낌만 준다. 무색, 무미, 무취다. 굳이 말하자면 불도장이나 수프 등 샥스핀 요리는 양념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양가에 관해서는 한의학에서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중국과 중화권에서 샥스핀 요리의 인기는 대단하다. 중국이 수입하는 샥스핀의 액수만 해도 10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국인들의 58%가 연회나 회식에서 샥스핀 요리를 먹는다고 대답했다. 
  그 샥스핀 요리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 바로 잔인한 상어 학살과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 때문이다. 샥스핀을 얻는 방법을 보면 절로 화가 솟는다. 상어를 잡으면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체는 바다에 던져 버린다. 샤크 피닝(Shark Finning)이다. 산채로 버려진 상어는 헤엄을 못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곧 죽는다. 이 지느러미 부분은 상어 몸체의 5%가 채 안 된다고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포획 대상이 되는 상어들 대부분이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이다. 지느러미 가격이 비싼 상어일수록 희귀종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톱상어나 환도상어, 고래상어 등이다. 
  과학저널 ‘컨서베이션 레터스’ 최근호에 실린 논문은 홍콩에서 거래되는 상어 지느러미를 분석한 결과 거래된 상어 86종 가운데 70.9%인 61종이 멸종위기종이었다고 보고했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10종 중에는 청새리상어를 제외한 9종이 멸종위기에 놓인 종이라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미 3종의 상어가 멸종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모두 규제가 없는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인간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동식물 남획과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퍼지고 있다. 상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비윤리적이며 파괴적인 경우다. 다행히 중국에서 샥스핀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류층 인사들이 샥스핀을 무슨 과시용으로 즐기는 경우가 있다. 자제해야 할 잘못된 풍습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