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후반기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이 한병도 의원으로 확정됐다. 2일 마감된 도당위원장 공모에 한 의원이 단독으로 등록함으로써 사실상 한 의원이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결과가 됐다. 도내 정가에서는 한때 경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도내 국회의원들이 물밑 접촉을 통해 한병도 의원을 추대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경쟁 없이 마무리됐다. 한 의원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의원과 청와대 요직을 맡아 활동한 대표적 진보 정치인이다. 

  지금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처한 상황은 아주 어렵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잃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위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떨어져 있다. 비록 국회에서 여소야대 국면은 유지하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의 잇단 패배로 가라앉아 있다. 거기에 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해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전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지도 많이 좁아져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잡음으로 도민들의 신망을 잃었다. 꼬리를 무는 불복과 탈당, 배후 조종설 등이 얽히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오는 28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전북 국회의원들은 단 1명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 중 도내 국회의원은 없다.
  반면 전북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힘이 필요한 시기다. 우선 새 정부가 판을 새로 짜는 중요한 시기여서 전북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지만 여당인 국민의 힘에서 전북 정치의 위상은 보잘 것 없는 게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조차 전북 정치권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고위원 한 명도 없는 전북의 상황이 그 실상을 잘 말해준다.
  따라서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할 것이다. 한병도 국회의원이 이끄는 전북도당은 앞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서부터 내년 예산 확보, 여당과의 교섭과 협치 등 숱한 숙제들을 등에 진 모양새다. 
  새로이 출발하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이처럼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막말로 하자면 과거 골목대장식 태도와 행동과는 결별해야 옳다. 도내 국회의원들은 무엇보다도 합심해야 한다. 비록 한 명 한 명의 힘은 약하다지만 뭉치면 커진다. 또 여야와 정부 각 부처에 상당수 포진한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들과의 네트워크 형성도 과업 가운데 하나다. 이를 통해 전북의 현안들을 전향적으로 해결하고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도민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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