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미술관은 오는 16일까지 ‘예림 정향자 개인전’을 개최한다.

예림 정향자 작가는 먹의 핵심 장르인 서예와 수묵, 전통문인화에 30여 년 이상을 전념하며 기운 생동하는 붓놀림과 숙달된 필력을 갖게 됐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필묵과 동행하면서 그려낸 수묵 및 혼합매체 작품 30여 점으로 구성됐다.

▲ 자연(14)_64x199cm, 옻칠 한지에 수묵, 혼합재료

작가는 한지(삼합지:한지를 세 겹 겹쳐 제작한 종이)에 먹을 칠하고 그 위에 다양한 혼합재료를 사용하여 강한 색채를 올린다. 먹, 그 위의 채색과 조형 언어의 구현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문인화 수묵에서 채색의 경계를 희미하게 한다. 매체와 매체를 넘나드는 매체 크로스오버를 구현하기도 한다. 이는 동시대 들어 다층적 다원적 혼성과 융복합의 흐름이 작가 작업에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향자 작가는 자(紫), 녹(綠), 황토색과 갈색, 청록 계열의 다양한 혼색 등 고구려 벽화의 색과 주색, 녹청, 군청 등 고려 불화의 주요 색채들을 사용한다.

작가는 채색 작업에서 한지에 먹과 채색 매체가 스미고 침투하며 서로 잡아당기는 맛이 있다고 말한다.

먹이 한지에 스며들고, 그 위에 채색을 하면 종이와 먹이 추가로 채색 안료와 서로 끌어당기고 스며들고 혼합되면서 새로운 색이 발현되는 놀라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지, 먹, 한국화 물감, 석채, 분채로 배경을 채색하고 그 위에 문인화 기법의 형상을 배치한 후 옻칠로 코팅 마무리한다.

▲ 자연(10)_64x64cm, 한지에 석채, 혼합재료

형상에 있어서 작가는 매화와 산수를 놓지 않고 있다. 그가 그린 매화의 선묘가 주는 느낌은 절묘하다. 매화로 선, 형, 색의 경지를 확장하며 현대성을 접목해서다. 흑백이 대비되는 매화나무 가지는 하늘로 충천하며 과거의 매화 그림과는 차별성을 갖는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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