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현재 두 학기 동안 지식?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시행하는 중학교의 자유학기제를 내년부터 1학년 2학기에만 운영키로 했다.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주제선택·진로 탐색·예술 체육·동아리 등 4개 영역에서 221시간 이상 운영하는 현재 제도를 내년 입학생부터는 한 학기 170간 이상으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도 교육청의 이 같은 결정은 교육부가 마련한 지침에 근거하지만, 그동안 학력 신장을 전북교육 혁신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강조해왔던 서거석 교육감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025학년도부터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에 중학교 1학년 1학기 지필 평가를 부활시키고, 자유 학기 운영 기간을 축소키로 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건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한 학교 교육 강화 실천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서 교육감은 그간의 민선 교육자치 12년 동안 도내 학생들의 성적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저조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문제해결을 교육정책의 최우선에 둘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 중학교 1학년의 중간·기말고사 실시 방침을 이미 밝히기도 했다. 중학교 신입생들의 정확한 성적을 파악해 그에 맞는 맞춤형 지도를 통해 학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체험활동을 통한 자유학기제의 장점을 살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3년 교과수업을 줄이는 대신 내신 시험부담 없는 자유로운 학교생활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고 고민하는 탐색의 기회를 부여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그동안 적지 않은 논란의 중심이었다.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중학생 자유학기제가 오히려 교육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자유학기제로 공백이 생긴 빈자리를 사교육이 차지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만 늘리는 교육 기회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1년 동안 자녀의 현재 성적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데 따른 불안감과 걱정을 호소해왔던 정책이기도 했다. 문제점을 인정해 개선책이 마련된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학교와 학생, 학부모 등 모든 교육 주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충분한 학습권 보장을 통해 전북교육이 전국 교육의 중심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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