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역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위·중증 환자가 다시 50여 일 만에 최다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70개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가 확인됐다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원숭이두창의 확산 정도나 치명률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 해도 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달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1명이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5일 격리 치료를 받고 지난 7일 퇴원했다. 이로 인한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지만 다시 긴장해야 할 상황을 맞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까지 빠르게 세력을 넓히면서 위중증환자도 급증하는 등 방역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실정이다.

감염병의 창궐과 소강상태 전염병의 급격한 재확산은 자칫 또 다른 위기의 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원숭이두창의 신규확진자는 없고 코로나19 역시 현재까지는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란 게 정부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더블링’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백신 관련 부작용 의심 질환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5,000만 원으로 늘리고 사망위로금도 1억 원으로 올려 4차 백신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국민 참여율은 저조하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추가 백신접종이 유일한 대안이란 점에서 여간 걱정이 아니다.

특히 전염력이 강한 BA. 2.75의 유행은 기간이나 크기에 있어 당국의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2~3월에 하루에 60만 명가량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다. 이번 주부터 요양병원과 시설 등의 대면 면회가 다시 전면 금지되고 종사자들의 PCR 검사도 다시 강화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실시에 따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백신 추가접종의 필요성과 안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가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위 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병상 확보에서부터 코로나19 변이와 원숭이두창의 해외 유입 차단에 총력을 다해 대응해야 한다. 유사시에 대비한 의료체계의 재점검과 느슨해진 방역의 고삐를 다시 좨야 한다.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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