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여행하는 사진작가 유백영을 ‘길’에서 만난다.

유백영 사진전 ‘유백영의 길’이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내달 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찻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의 길부터 작가 본인이 걸어온 길을 담백하게 풀어낸다.

이제는 사라진 오래된 기차역과 낡은 철로, 은퇴를 앞둔 역무원,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는 젊은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노부부, 여행하는 연인들의 모습들을 렌즈에 담았다.

▲ 2016.04.03. 양보역

특히 그가 수년에 걸쳐 열 번도 넘게 간 양보역의 사계를 조명한다.

양보역(良甫驛)은 경상남도 하동군 양보면 우복리에 있는 기차역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양보한다’는 의미가 아닌 ‘착하고 선량한 사람의 많이 사는 동네의 역’이라는 뜻이다.

경전선 진주~순천 구간 개통과 함께 1968년 2월 보통역으로 개업해 인근 마을에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사용됐지만 1984년 간이역으로 격하, 2016년 폐쇄됐다.

폐쇄 이전인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양보역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촬영일을 기준으로 작품을 구분하고자 ‘2016.04.03. 양보역’ 등 작품명에 앞서 날짜를 표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름 붙였다.

▲ 2019.05.05. 횡천역

혹자는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라고 말하지만 유 작가는 인생을 즐겁게 여행하고 있다.

길이 있으면 가고, 멈추어 서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돌아와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런 느린 여행을 하고 있다. 그 여행의 길모퉁이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다 그에게는 피사체가 되고 친구가 된다.

단순히 사진의 대상이 아닌, 같이 밥을 먹고 고민을 들어주고 인생의 방향을 서로 이야기하다 뜻이 맞으면 같은 방향으로 여행하기도 한다. 그에게 있어 인생은 느리게 관조하듯 걸어가며 여행하는 것이다. 사진은 그런 여행의 동반자이다.

유백영 작가는 1981년 한국사진작가협회 공모전 입상을 시작으로 40여 년간 사진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2001년부터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했으며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전북예총 공로패, 전주시 예술상, 전라북도 사진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고, 2011년 공연 사진 최다촬영으로 전북문화 기네스, 2012년 전주 자랑거리 별난 이색기록으로 전주시 기네스에 등재된 바 있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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