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부채문화관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 초대전 ‘합죽선의 맥’을 오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채살을 가늘게 깎아 만든 세 살선과 선면에 황칠을 한 황칠선, 천연염료로 선면을 염색한 염색선, 선면에 비단을 붙인 비단선 등 신작과 대표 작품 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 백접선, 84-45cm, 살수-50 선면-한지 등-상아

특히, 조선시대 황실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오십살백(百)접선’도 선보이며 주목을 받는다.

조선시대 부채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신분에 따라 부채살 수에 제한을 두었다. 왕실 직계만이 부채살이 50개인 ‘오십살백(百)접선’을 사용할 수 있었고, 사대부는 사십살, 이하 중인과 상민은 그보다 살을 적게 넣었다.

김동식 선자장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오십살백(百)접선은 총 가로 길이가 84cm에 이르는 대형부채로 오직 수공으로만 제작이 가능하다.

▲ 쪽물염색선, 54-30cm, 살수-40 선면-쪽물염색한지 등-우족

김동식 선자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부채 ‘등’에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

부채 등은 부채 손잡이 부분의 가장 끝부분으로 버선코 모양과 닮아있다. 직사각형 네모난 나무 조각을 ‘짜구’라는 도구를 이용해 모양을 낸 후 수많은 손질을 통해 부채의 끝을 고운 선으로 만들어 낸다.

김동식 선자장은 “부채 등은 부채의 대들보와 같은 역할로 부채 등을 너무 뾰족하게 깎으면 부채가 가벼워 보이고 너무 뭉뚝하면 부채가 가진 고유의 미를 해친다”고 말했다.

상아와 우족, 유창목, 화덕, 대추나무, 먹감나무, 흑단, 느티나무 등 10여 가지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부채 등을 제작했다.

전시 기간 중 국가무형유산의 대중화와 보전, 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2022년 국가무형문화재 기획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김동식 선자장의 합죽선 제작 시연과 더불어 합죽선 도배 체험을 할 수 있다.

시연은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번 진행되고, 체험은 오후 2시에 시작된다.

김동식 선자장은 “현대적인 것에 사람들이 눈을 돌릴 때 어떻게 하면 우리 전통의 방식을 지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수공의 작업을 고수했다”며 “전통 합죽선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입장료는 무료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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