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 에펠탑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단순 노출효과라고도 부르는데 보면 볼수록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싫거나 무관심하다가도 자주 접하다 보면 거부감이 없어지고 호감도가 높아지는 현상이다. 

  여기에 에펠탑이 등장하는 이유는 오늘날 프랑스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이 처음에는 ‘흉물’로 손가락질을 받았기 때문이다. 1889년 파리 엑스포가 열렸는데 그 행사에 내놓기 위해 거대한 철탑을 세웠다. 귀스타브 에펠이 만든 이 탑은 높이 300미터에 기둥간 거리가 115미터에 달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은 워싱턴 기념탑으로 그 높이가 169미터에 불과했다.
  막상 거대한 철탑이 들어서자 일반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앙상한 철골 구조물은 대중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예술과 역사의 도시 파리에 이런 생경한 구조물이 들어선데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넘어지면 다 죽는다’는 공포심부터 ‘바짝 마른 피라미드’등 야유 목소리가 대세였다. 소설가 모파상이 에펠탑 2층에서 종종 식사를 했는데 그 이유가 “파리에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였기 때문”이라고 해서 화제가 됐다. 애당초 20년 후 철거될 예정인지라 더 큰 논란은 없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 말 그대로 에펠탑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흉물에서 명작으로 변해갔다. 파리는 물론 프랑스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자 철거 계획도 철회됐다. 
  지금의 에펠탑은 여러 면에서 대단하다. 우선 한 해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 누적 관람객 수도 2017년 2억5천만 명을 넘어섰다. 몇 년 전 추계인데 에펠탑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543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건립 비용은 43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그 에펠탑이 부식이 심각하다는 보도다. 프랑스 언론 마리안느는 최근 에펠탑이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긴급보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기밀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의하면 탑신의 페인트층 가운데 단 10%만 견고한 상태이고 나머지 부분은 철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또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고 그중 68개는 구조적 결함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된 데는 파리시 당국의 돈 욕심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전면 보수를 위해 장기간 에펠탑을 폐쇄하면 관광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20번째 페인트 덧칠만 진행 중이다. 성서에 이르기를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고 했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에펠탑의 장래를 위해서는 작은 욕심을 버리고 빨리 전면 보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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