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시원하게 씻어줄 판소리의 장이 열린다.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제31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이 진행된다.

1991년 우진문화재단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판소리다섯바탕의 멋은 소리의 본향 전주의 위상을 지켜낸 무대다.

해마다 최고의 명창 다섯이 5일간 혼신을 다해 소리판을 열고 전주의 소문난 귀명창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객석을 채운다.

12일 있을 올해 첫 무대는 서진희 명창의 강산제 심청가다.

심청과 곽씨 부인의 모녀상봉 대목부터 심봉사 눈뜨는 대목까지를 부른다. 서편제의 창시자 박유전으로부터 내려온 강산제 심청가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3일에는 강길원 명창이 박봉술제(김일구 바디) 적벽가를 선보인다.

중국의 삼국지연 가운데 적벽대전을 소재로 하여 대장단의 남성적인 창법이 특징이며 상하성이 뚜렷하고 호령하듯 소리를 내는 부분이 대다수라 공력이 많이 들어가고 붙임새 또한 까다롭다.

부를 대목은 기세등등한 조조가 호기 부리는 대목(천여척)부터 새타령까지다.

14일에는 이지숙 명창의 동초제 흥보가가 울려 퍼진다.

동초제는 정교한 너름새와 동작 그리고 정확한 사설 다양한 부침새 기교의 사용으로 합리성을 극대화했으며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제비노정기부터 제비 후리는 대목까지 공연하며 해학적이고 재담 있는 소리로 눈과 귀가 즐거운 무대가 될 것이다.

15일은 김선미 명창의 추담제 수궁가가 펼쳐진다. 임자 없는 녹수청산부터 끝까지 완창한다.

추담제 수궁가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돼 있는 홍정택의 소리를 일컫는다. 김선미 명창은 전북지역 국악 명가 출신으로,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홍정택 명창의 외손녀다. 이번 무대는 사라질 위기에 있던 홍정택의 소리를 되살려내는데 무게를 두고 있어 더 뜻깊다.

16일 이어지는 마지막 무대는 정승희 명창이 동편제 춘향가로 장식한다.

춘향가는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본관사또가 당상관으로 승차해 한양으로 가게 된 이도령이 춘향과 이별 하는 대목부터 춘향이가 신관사또의 수청을 거절해 매맞는 십장가 대목까지 연희한다.

우진문화재단은 “소리판을 처음 열던 초심을 기억하고자 서진희와 강길원, 이지숙, 김선미, 정승희 다섯 분의 명창을 모셨다”며 “앞으로도 판소리다섯바탕의 멋을 통해우리 소리의 보존과 전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전석 1만원으로, 1365vip(1365vip.co.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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