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는 두 얼굴을 가진 식물이다. 한편으로는 사람에게 이로운 혜택을 주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대마초를 지칭하는 이름도 여러 가지다. 영어에서 대마초는 공식적으로 cannabis로 불린다. 이 단어는 합법적인 대마초 상품이나 불법인 환각제로서의 마약 등에 함께 쓰인다. 하지만 삼베나 의약품으로서 대마를 뜻할 때는 hemp라는 단어가 통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대마종자유는 영어로 hemp seed oil이다. 그밖에 weed, grass, herb 등 은어로서 표현되는 경우도 많다.

  대마초에 대한 각국의 대처는 꽤 복잡한 양상을 띤다. 우선 우리나라를 비롯해 불법으로 규정한 나라에서는 마약으로 취급한다. 국내 법률상 대마는 마약류로서 중독성 약물 혹은 법적으로 금지된 중독성 약물이다. 의학적인 필요에 의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피우거나 섭취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를 어기면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
  미국에서 대마초는 역사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우선 1930년대부터 금지법안이 만들어져 불법 마약으로 규정됐다. 그전에는 가까운 동네약국에서 아무나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었다. 다시 1980년대 대마초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영부인과 함께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유명한 구호는 ‘Just Say No’였다. 이 단속으로 미국은 교도소가 부족해 더 지어야 했고 예산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대마초가 불법이기도 하고 합법이기도 하다.
  유럽 쪽에서도 나라에 따라 대마초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벨기에나 네덜란드에서는 합법이다. 그래서 합법인 나라에서 불법인 나라로 공공연히 대마초가 유통되는 게 현실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의료용 대마 재배와 사용을 합법화한 나라는 태국이다. 지난 2018년 일이다. 그런 태국이 지난해 12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심지어 100만 그루의 대마 묘목을 가정에 무료로 나눠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탈이 났다. 규제를 풀자 최근 10대 4명이 대마초를 과다하게 흡입해 그중 1명이 죽고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태국 내 의료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마초는 이렇게 약이기도 하고 독이기도 하다. 다만 의료용 대마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합법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규제 완화를 통해 의료용 대마를 산업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렇다고 대마초를 마약이 아닌 기호품으로 인식하는 것은 절대 막아야 한다. 일부 연예인 등이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되고도 오히려 마약이 아니라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세태다. 이에 대한 엄격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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