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항쟁에 대한 논란과 편견은 익히 알고 있듯이, 자유롭게 논의하고 드러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셀 수조차 없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사상을 이유로 제대로 논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서다.

하지만 지난해 여순사건 특별법(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고 지난 1월에는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사건 발생 후 74년 만에서야 우리 역사를 되돌아볼 기회를 얻었다.

이러한 흐름에 함께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여순항쟁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여수와 순천으로 모여들고 있다.

‘주철희의 여순항쟁 답사기2’(흐름출판사)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여순항쟁을 바로 알고, 그동안 편견과 거짓된 정보에 파묻혀 있었던 여순항쟁의 역사를 직시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1권에서는 여수가 간직한 항쟁의 흔적을 찾아갔다면, 이번 2권에서는 여순항쟁의 또 다른 지역, 순천에 남겨진 항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 순천 답사는 민간인 학살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순천에 유일하게 세워진 여순항쟁탑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제14연대 봉기가 확대되는 지점인 순천역을 지나 봉기군과 경찰의 전투지였던 순천교(장대다리)와 동천, 학구삼거리를 거친다.

그리고 순천 시내를 넘어 민간인 학살지였던 생목동 수박등과 매산등(매곡동) 일원과 진압군의 주둔지였던 농림중학교와 북국민학교에 이르기까지 순천의 주요 지역을 살펴본다.

주철희 작가는 민중이 왜 저항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항거했는지 기록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민중의 저항 행위로서 평가받을 때, 여순항쟁의 역사가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책이 여순항쟁 역사의 재정립을 위한 한걸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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