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감옥에 갇힌 것 같았는데 감옥생활 끝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몰려 있는 전북의 요양 기관에도 ‘일상 회복’이 시작됐다.

정부는 20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시설 대면접촉 면회를 허용하는 등 감염 취약시설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 등 보호자와 대면 면회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기존 필수 외래 진료 시에만 외출과 외박이 허용됐으나 4차 접종을 마치거나 2차 이상 접종 이후 확진 경험이 있는 입소·입원자는 외출·외박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2년여 만이다.

다만 사전예약제, 면회 전 사전검사, 마스크 착용, 음식물 섭취금지·면회 전후 환기 등 방역수칙은 계속 유지된다. 또 외출·외박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을 확인해야 한다.

기본적인 수칙을 제외한 모든 제한이 풀리면서 노부모 등 가족이 시설에 있는 시민들과 입소자들은 안도감을 드러냈다.

전주시내 한 요양병원에 할머니를 모셨다는 최모(30대)씨는 “지난 5월 일시적인 대면 면회 허용 때 잠깐 뵙고 헤어질 때 너무 우셔서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다행”이라면서 "그동안 불효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할머니 모시고 나와 나들이도 다녀오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입소자 서모(90대·여)씨는 “2년여 동안 감옥이 따로 없었다. 병원 앞 정원조차 나갈 수 없어 너무 답답했다”면서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괜찮다고 했지만, 솔직히 괜찮지 않았다. 이제는 자식들이 자주 온다고 해 마음이 놓인다”고 안도했다.

전주시내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가장 심하고 거리두기를 제일 강화했을 때 돌아가신 어르신들이 많이 생각난다”면서 “이제라도 일상 회복에 시동이 걸려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기준 전북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2명으로 지난 1월 11일 58명이 확진된 뒤 다섯 달만이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나흘 연속 0.7대를 기록했으며, 병상 가동률도 4%에 머물고 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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