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은 정확히 말하면 합병(Mergers)과 인수(Acquisition)이다. 합병은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새 회사를 만들어 두 회사를 합칠 수도 있고 일정 주식 비율을 정해 한쪽으로 합치는 방법도 있다. 또 인수는 말 그대로 회사를 사들이는 행동이다. 사들이는 회사는 자회사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니 기업 인수(takeovers)가 꼭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인수합병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에는 전략적 투자라고 부른다. 규모의 경제나 범위의 경제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주로 실행에 옮긴다. 시너지 효과가 주목적이다. 반면에 경영보다는 배당금이나 재매각 차익에 목적을 두어 인수하는 것을 재무적 투자라고 부른다. 또 독과점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경쟁 기업을 줄이거나 없애 독점력을 강화하자는 의도다. 그 외에도 다각화나 새로운 시장 진출, 해외 진출 등이 목적인 경우도 있다.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수합병 시장은 활발히 작동한다고 한다. 애플이나 MS, 제약사 등 거대규모의 다국적 기업들이 매물로 나온 대형기업들을 속속 사들이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수합병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고 한다. 자금난에 봉착한 우량기업들을 비교적 싼 값에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차이나머니도 유럽에서 유망 IT기업 사냥에 나서는 양상이다.
  이 와중에 한국 대기업들도 글로벌 M&A시장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뒤 잠잠하던 삼성전자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7일부터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데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반도체 설계(팹리스)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모양이다. 특히 영국에 본사를 둔 팹리스 기업인 ARM이 삼성전자의 매수 대상이 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인수합병은 하지만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쉬운 일도 아니고 플러스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흔히 ‘승자의 저주’라고 부르는 데 사들인 기업이 잘못돼 돈만 날리고 궁지에 몰리는 경우다. 인수에 너무 많은 돈을 쓰면 모기업이 흔들릴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 꽤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갈수록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미래 먹거리가 걱정이라고 한다. 과연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세계 비즈니스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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