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후 위기에서 2050년은 매우 중요한 해이다. 그해 넷 제로를 선언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서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발간한 ‘1.5도 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45% 줄이고 2050년에는 넷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여기서 넷 제로는 이산화탄소 등 6대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0으로 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 순배출만 0으로 하는 활동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을 전후해 탄소중립을, 2065년 즈음에는 넷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그러니까 탄소중립보다 넷 제로가 훨씬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인 셈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방법도 나와 있다. 세계자원연구소는 모두 10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석탄발전 단계적 감축, 청정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개선에 투자, 건축물 개축, 소재의 탈탄소화,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 대중교통 증가, 항공과 해운의 탈탄소화, 산림 복원, 음식물 폐기물 및 쓰레기 감량, 육식 감축 및 채식 증가 등이다. 
  이렇게 세계 각국이 넷 제로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은 물론 지구 기후의 위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상기후는 18세기 산업혁명기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과도하게 배출해 대기상에 축적된 온실가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의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을 최대 2도 내로 막아야 하고 1.5도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막는 일이야말로 인류 미래세대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이다.
  우리나라의 대응은 늦은 편이다. 재작년이 돼서야 겨우 2050년 넷 제로를 선언했다. 중국이나 일본과 비슷한 시기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넷제로 선언은 이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이뤄졌다. 실행도 더뎌 한 번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성공한 해가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서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은 지난 5월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역대 최고치인 420.99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소 400만 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이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50%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인류는 약 363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를 보도한 뉴욕타임스는 이는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내로 제한하자는 세계 각국의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기후 악당’으로 찍힌 나라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8위(2018년)에 올라 있다. 기후변화 대응지수에서는 중국보다도 낮은 58위다. 그럼에도 경제발전을 앞세워 넷제로에 매우 소극적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기후위기가 과장된 위기라며 비웃기도 한다. 이렇게 더디게 가다가 지구촌이 혼란과 공포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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