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바야흐로 한류(韓流)의 전성시대다. 케이팝(K-POP)과 케이푸드(K-Food), 한국드라마 등 한국문화는 코로나19 위기에도 세계로 뻗어나가며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있다. 
한류의 종류와 분야가 다양해진 지금이지만 그 원조를 따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다. 바로 국기(國技) 태권도다.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꿈꾸며 미국으로 떠난 태권도 지도자들로부터 시작된 태권도 열풍은 순식간에 세계 각국으로 퍼졌다. 해외 진출 반세기 만에 태권도는 212개국에서 1억 5천만 명이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무술이자 스포츠로 자리매김했으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서 대한민국 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태권도야말로 한류의 원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류 원조 태권도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태권도를 전문적으로 수련한 태권도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60개 대학 3,168명에 달하던 태권도학과 입학생은 2018년 28개 대학 1,180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해외에서는 태권도의 위상과 정신이 위협받고 있다. 일본의 가라테와 중국의 우슈가 올림픽 정식 종목 지정을 준비하며 태권도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해외 개척 사범들의 사망과 고령화로 제대로 된 수련을 거치지 않은 지도자들이 태권도를 가르치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국가에서는 국기원이 아닌 자체 협회를 통해 단증을 발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태권도 종주국 위상 강화와 부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인력 양성이다. 태권도인이 없으면 태권도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력 양성의 범위도 중요하다. 태권도의 세계적 영향력을 고려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태권도인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태권도가 앞으로도 세계의 사랑을 받고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와 정신, 가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와 전통에 바탕을 둔 엄격한 교육과정과 국제적 공인 기능을 갖춘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가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 반드시 설립되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 도는 무주군과 함께 지난해부터 태권도 성지 태권도원 내에 ‘무주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건은 이미 충분하다. 태권도원에는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용 경기장과 국가대표 선수 훈련장, 태권도 공연장, 국립태권도박물관, 태권도인의 정신수양 공간인 상징지구와 1,200명이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이러한 시설과 연계해 글로벌 태권도 지도자를 전문적으로 육성하고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 강화와 태권도 문화의 관광화까지 도모하겠다는 것이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의 목표이고 전북의 꿈인 것이다.
새로 출범한 정부도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을 지역 공약으로 채택하였다. ‘지방의 시대’라는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을 스포츠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공약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동력은 준비되었다. 이제부터는 차질 없는 추진과 실현이 중요하다. 우리 도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중앙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원활한 건립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무주 태권도원과 국제태권도사관학교를 세계 태권도인들이라면 누구나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발전과 국기 태권도의 부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다. 한류의 원조, 태권도의 역사를 우리 전북이, 무주가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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