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후보가 천호성 후보를 제치고 전북교육 총사령관으로 4년간 전북교육을 책임지게 됐다.

두 번째 전북도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서 후보가 40%가 넘는 지지를 얻었다.

전주교대 교수인 천 후보는 서 후보를 맹렬히 추격했지만 뒷심이 부족했고 김윤태 후보는 17.22%를 얻어 선거 완주로만 의미를 둬야 했다.

천 후보 입장에선 통한의 선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2번의 후보 단일화를 거치고도 마지막 한 번의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무릎을 꿇게 됐다.

단일화를 성공시키지 못한 속내 등을 취재해, 두 번째 교육감 선거 분석 기사를 내보낸다.

/고민형 기자

 

 

▲캠프 강경파, 단일화 ‘반대’...결국 패배

천 후보는 서 후보에게 2만5000표차로 뒤지며 분루의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2번의 후보 단일화를 거치면서 단일후보로 살아남았던 천 후보는 마지막 남은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결과적으로 패배의 쓴잔을 마시게 됐다.

표면적으론 단일화 방식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질 않은 것으로 보였지만 모든 최종 결론은 후보가 내리는 만큼 천 후보의 단일화 의지가 그만큼 낮았다는 결과로 도출된다.

황호진 예비후보와는 3~4일 만에 단일화를 성공시킬 만큼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단일화에 대한 주변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상대방 경쟁후보가 단일화를 먼저 하자고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와의 마지막 단일화가 무산된 데는 뼈 아픈 속내가 있다.

갖가지 이유로 천 후보가 김 후보와의 단일화 의지를 약화시킨 데는 내부의 강경파 입김이 크게 작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소수 강경파는 ‘선거법 위반에 걸려있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는 차후에 역공을 받을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단일화에 부정적 여론을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의 절대적 단일화 요구를 뿌리치고 ‘김 후보와 단일화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천 후보는 강경파 입장을 받아들여 단일화 제안을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

 

▲12년 진보교육감 체제 속 진보진영 무력감이 ‘패배’로 이어져...

이번 선거는 진보라고 덧씌워졌던 김승환 교육감의 12년을 평가하는 의미도 담겨 있기에 천 후보의 패배는 곧 진보진영의 실패로도 귀착된다.

천 후보는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주관한 진보 단일후보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란 명칭을 달고도 상대적으로 보수로 분류되는 서 후보에게 단 한 번도 힘을 쓰지 못했다.

각종 여론조사와 투표 결과로 나타난 것이 그 반증이다.

선거 기간 동안 ‘진보단일후보’란 명칭에만 매몰된 나머지 일반 유권자들에게 확장성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더 이상 ‘전북=진보=승리’라는 등식과 이념적 감투가 ‘만사당선’이 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12년 전 진보 교육감에게 진보적인 교육 개혁에 대한 열망 속 교육부와의 충돌로 ‘진짜’ 진보 교육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했지만 실제 진보 교육감이 보여 준 행보에 실망과 피로도를 느낀 도민들이 늘었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3선 김승환 교육감이 전교조를 비롯한 전북 교육시민단체와 거리가 생기면서 대중은 진보교육감뿐 아니라 진보적인 교육 운동 자체를 불신하게 된 결과로 해석된다.

진보진영, 특히 전교조와 진보교육감의 연대는 그만큼 진보진영의 투쟁력을 떨어뜨리면서 진보 교육감의 후퇴를 막고 전진을 압박하는 힘이 더욱 약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12년 전 교육 개혁 성취를 위해 진보 교육감과 협력하고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협력 관계에 선 때문이다.

이에 전교조를 비롯한 운동진영이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교육감과의 충돌을 피하며 오히려 보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보호자적 역할이 패착으로 보여진다.

전북지역 진보진영의 단결력은 12년 전 그것과 비교될 만큼 약화되고 흩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보수로 분류된 서 후보에게 지휘봉을 넘겨준 결과를 가져왔다./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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