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록 남원제일한의원 원장 

시험을 몇일 앞둔 수험생처럼 여름이 되면 수영복을 곧 입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겨울이나 봄에 미리 다이어트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해 봐도 소용없는 일이다.

당장 바닷가에서 계곡에서 몸매를 드러낼 생각을 하니 조급함이 앞선다. <관련 칼럼 6월 15일자 15면>   교통사고 후유증의 한방적 치료

상황이 이렇다 보면 건강을 해치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기 십상이다. 삼시세끼 끼니를 채워야 위장과 다른 장기들이 온전할 텐데, 막무가내로 굶고 또 격렬한 운동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살을 빠질테지만,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평소 생활패턴과 전혀 다른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는 것의 문제점은 방식 그 자체에도 있지만, 다이어트가 끝나고 원래의 생활방식으로 돌아왔을 때 빠졌던 살도 제집을 찾아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번 여름 조금이라도 살이 빠진 모습으로 잘 보냈으니 그만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매년 이런 상황을 되풀이 할지, 그리고 그런 생활 때문에 우리의 소중한 건강이 다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급격한 체중 변화는 약물이 가져오는 폐해를 차치하고라도 그 몸무게의 변화만으로도 생리불순을 일으키기도 하고, 다양한 호르몬의 불균형을 만들뿐 아니라, 소화기관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고도비만이 아니라면 한 달에 3~5㎏정도의 감량이 적당한 수준이라 하겠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 몸이 더 피로하고 힘들다면 잘못된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방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습담이라는 인체에 유해한 기운이나 물질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유해한 습담을 제거하는 것이 비만 치료의 기본적인 방법이며 이를 치료함으로 해서 어깨, 허리, 무릎 통증, 소화불량 등도 같이 치료가 되어진다.

즉 비만 치료가 몸을 해치고 아름다움을 얻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아름다움을 함께 얻는 치료가 되는 것이다.

적당하고 표준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어린 여가수들의 비정상적인 몸매를 기준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 또한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경계해야할 대상이라 하겠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미의 기준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없이 변해 왔다. 풍만한 몸매가 부와 미의 기준이었던 시대, 사각턱이 투사적 이미지와 겹치며 각광받던 시대, 마른 몸이 이목을 끌던 시대 등등으로 말이다.

이렇듯 다양한 시대적 상황속에서도 아름다움의 변치 않는 기준은 건강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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