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책의 도시 전주’가 주목한 그림책
기존의 정형화된 도서관을 모든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대한민국 대표 책의 도시로 우뚝 선 전주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우수한 도서관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대와 성별의 차이를 떠나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독서 문화 확산에 대해 고민해 온 전주시가 올해 새로이 주목한 것이 있다. 바로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글 한두줄과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쉬운 이야기와 단순한 전개지만 깊은 메시지와 여운을 준다. 특히 각자의 상상과 해석을 더해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세대를 관통해 나라나 지역, 문화의 차이까지 글이 아닌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무한한 가치를 가진 그림책을 바탕으로 5월 한달간 전주 도서관은 특별한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한아름 ‘듬뿍’
5월 3일 개막한 제1회 전주 국제 그림책 도서전(Jeonju International Picture book Fair. 이하 JIPF)에서는 그림책을 주제로 한 테마 전시부터 북콘서트, 1인극장,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가 한창이다.
우선 메인행사인 원화전에서는 그간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림책 원화를 직접 만날 수 있다. 
특히 안데르센상, 라가치상과 함께 세계3대그림책 상으로 꼽히는 BIB(Biennial of Illustrations Bratislava)수상작들을 전시 중이다.
전주 시립도서관 꽃심에서는 1969년 BIB황금사과상을 수상한 강렬한 색감과 거친 붓선이 특징인 일본의 대표적 그림책 작가인 다시마세이조의 원화 30점을 전시하고 있다.
금암도서관에서는 BIB 황금사과상을 수상한 이명애작가의 디지털 작품으로 제작된 ‘내일은 맑겠습니다’와 ‘휴가’의 원화 및 아트프린팅 30점과 함께 스케치 자료, 채색 도구 등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전주가 주목한 그림책 작가 8명의 작품 전시 및 북콘서트도 가정의 달 5월을 수놓고 있다.

▲북콘서트·신인 작가의 작품 ‘다양’다양한 북콘서트
전주 국제그림책 도서전의 감동이 6월에도 계속 이어진다,
6월 초에 ‘싫어요 싫어요’를 출간할 박정섭 작가, ‘나무, 춤춘다’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대상을 수상한 배유정 작가, ‘수연’·‘호텔파라다이스’ 등의 소윤경 작가, ‘너는 누굴까’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부문 스페셜 멘션에 선정된 안효림 작가 등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한다.
이 뿐만 아니다. ‘검정토끼’로 2022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오세나 작가, ‘파란파도’로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유준재 작가, ‘양철곰’으로 2010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수상한 이기훈 작가, ‘벽’으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정진호 작가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작품은 삼천·송천·인후·평화도서관과 동네책방 4곳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북콘서트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도 준비돼 있다.
아직 출판경험이 없는 청년 신인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그림책 작가를 양성하는 ‘꼭두 일러스트 학교’와 연계하여 신인작가 13명의 원화와 더미북, 드로잉 작품 등은 금암도서관 2층에 전시 중이다.
인후도서관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그림책을 만나볼 수 있는 전 세계 그림책을 자리에 전시하여 세계의 다양한 그림책을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한국 그림책의 위상과 무한한 성장 가능성
한국 그림책의 역사는 비록 30년에 불과하지만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지난 3월 그림책 작가 이수지는 2022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다. 아동문학상 중 세계 최고 권위를 지녀 ‘아동문학계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한국 작가가 받은 건 처음이다. 
백희나 작가는 2020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문학상을 수상했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책 시장인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는 국내 그림책 작가들이 2009년 이후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라가치상을 수상하고 있다.
이번 제1회 국제그림책도서전은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는 독보적인 콘텐츠가 된 한국의 그림책을 재조명함으로써 국내 그림책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이자, 그림책 속에 담긴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전파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전주독서대전에 이어 책의도시 전주를 대표할 축제로 자리매김할 전주국제그림책 도서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금 바로 전주 도서관을 찾아 아름답고 따뜻한 감성을 일깨워줄 그림책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최락기 전주시 책의도시인문교육본부장은 “그림책은 글과 그림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는 매체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확장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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