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금연지원센터장 오경재 

2022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며 봄의 찬란함이 끝자락으로 향하는 5월이다. 혹시라도 새해를 맞이할 때 금연을 다짐하였으나 실천하지 못하고 계신 흡연자라면 올해로 35번째를 맞이하게 되는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기억하여 다시금 금연 D-day로 정하여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흡연은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흡연자의 사망 원인 중 90% 정도를 차지하며 흡연자의 기대 수명을 10년 단축시키고 있다. 2019년도 현재 전세계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800만명 수준이며 이들 중 15~20%는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나라도 연간 6만여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어 흡연의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자 흡연율은 최근 10년간(‘08~’18년도) 40% 이상을 유지하다 2019년도 이후에야 40% 미만(36~37%)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감소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 흡연율은 여전히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며, 전국적인 감소 추세와는 다르게 전년도에 비해 흡연율이 증가한 시·군 지역은 여전히 45%를 넘나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020년 4월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포함하면서 흡연자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고,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만연했던 지난 2년 동안의 흡연율이 발생 이전 시기에 비해 큰 변화가 없음은 금연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는 흡연자의 흡연율 감소보다는 흡연방법과 인식에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기간 중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재택근무 확대 등에 따라 연기가 없고, 냄새가 덜 나는 전자담배에 대한 선호나 이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전자담배의 배출물인 증기나 에어로졸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냄새가 적어 흡연을 숨기기에 용이하고 흡연자에게는 간접흡연에 대한 죄책감을 감소시켜 주고, 비흡연자에게는 간접흡연 노출 등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금연에 대한 필요성이나 동기부여를 낮추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전자담배의 일종인 가열담배의 액상 및 기체 성분을 분석한 결과는 니코틴과 타르, 주요 발암물질 등이 일반 궐련 담배와 농도차이가 없거나 동일하게 검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근거가 없으며 인체에 해가 된다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궐련담배와 동일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국가와 전북도에서 운영하는 흡연자 전문 금연지원서비스로는 금연상담전화(1544-9030), 보건소 금연클리닉, 전북금연지원센터(1833-9030), 국민건강보험 금연치료 의료기관(병·의원) 등이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축소되었던 전문금연지원서비스가 정상화되어  개개인에 맞춤 1:1 상담 등을 통한 금연에 도움을 주고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2년여 동안 지루하게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 18일을 기점으로 해제되고 일상 생활로 복귀하게 되었다. 흡연자는 기존의 암,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등의 치명적인 만성질환에다 감염병에도 매우 취약한 다중적인 건강취약자임을 새롭게 인식하고 건강회복의 지름길인 금연을 통해 흡연 이전 상태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금연은 어렵지만 열 번의 다짐보다 한번의 실천이 반복되다 보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오는 5월 31일 세계금연의 날을 맞아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과 도민 모두의 건강증진을 위해 금연에 함께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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