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일원에 방치된 절개지가 주택에 근접해 있어 장마철 토사유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지난해에는 그나마 비가 덜 와서 문제가 없었는데, 올해 비라도 많이 오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큽니다”.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절개지가 안전 관련 조치 없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안전사고와 토사유출 등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찾은 전주시 완산구 교동 한 주택가. 골목 한쪽에 위치한 주택 위편으로 고스란히 드러난 빨간 흙더미가 눈에 띄었다. 벌써 몇 달도 더 전에 발생했다는 절개지 위로는 일부 잡풀 따위가 우거져 있기도 했지만, 이외에 별다른 안전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람 키의 두세 배가 넘는 높이로 깎인 지면이 인근 주택 뒤편까지 이어져 있고, 흘러내리는 흙을 막을 수 있는 시설도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장마 기간이 차츰 다가오면서 올 여름 내린 비 등으로 행여 토사유출 따위가 발생하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날 만난 주민 이모(80대)씨는 “이 땅을 이렇게 만들어둔 지가 벌써 수개월 넘게 지났지만 아직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마을을 오가는 주요한 길목이기도 하고, 근처에 사람 사는 집들도 있다 보니 사고가 나지 않게 미리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인근 주민 A씨(70대)도 “산 중간을 가파르게 깎아두는 바람에 작년에 비가 올 때도 이쪽에서 흙이 좀 흘러내렸었던 기억이 있다”며 “그나마 지난해에는 비가 덜 와서 사고까지는 나지 않았지만, 올해도 그럴지는 알 수 없어 지나다닐 때마다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해당 지점은 과거 사업자가 건축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장기간 실제 공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취소된 이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유지다 보니 시에서 직접 관리에 나서기에는 무리가 있었는데, 최근 소유자 등이 변경돼 재차 건축 허가를 받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공문 등을 전달해 안전조치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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