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임기 내 소회와 대국민 메시지를 담은 퇴임연설을 한 뒤 본관을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9일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통합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며 이 같은 내용의 퇴임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며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 온 시기였다”며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것과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이뤄낸 것, 그리고 코로나19방역과 의료진들의 헌신 등을 임기 동안의 성과로 언급했다.

다만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얼마나 부응했는지는 숙연한 마음이 든다”며 “우리 정부가 다 이루지 못했더라도, 촛불의 염원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자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내내 공을 들인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면서 ”대화 재개와 비핵화, 평화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게는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시키고 발전시키길 기원한다"며 특히 "선거 과정에서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전진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 당선자가 지난 3월 대선 당시 0.73%포인트로 역대 최소 득표율로 당선된 만큼 국민통합과 협치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 외교일정과 참모회의 등 마지막 국정을 소화하고 오후 6시 청와대 정문을 통해 걸어서 마지막 퇴근길에 나섰다. 청와대 분수대에서 퇴근길을 배웅나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환호 속에 임기 5년의 마지막 밤을 보낼 서울 모처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윤석열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타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보통 시민’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