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한 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전)전북혁신운영위원회 위원장)

제8대 전북교육감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은 전북교육을 위하여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선거에서의 공약은 도민과의 약속이자 계약이다.

출마자들은 오로지 당선을 위하여 지키지 못할 공약들을 남발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사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공약들을 일일이 살피기에도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은 유권자 책무다. 유권자들은 최적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서 후보자들의 공약들을 비교 검토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교육감에 도전하는 4명의 10대 공약 분석과 총평을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단체 또는 협회에 의뢰, 각 3차례에 걸쳐 전문을 연재한다.

<공약 분석>

전북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지난 12년간 전북교육을 책임져온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후보자들의 평가를 알 수 있다. 모든 교육감 후보자들은 전국 최하 수준의 학력을 보이고 있는 전북교육이 처한 현실을 기초학력 또는 학력신장을 위한 공약으로 타개하고자 한다. 후보자들은 전북교육의 학력 저하를 심각한 문제로 진단하고서 이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초학력 증진 방안 관련 공약을 보면, 기초학력에 관한 공약 중에는 공교육을 중심으로 한 기초학력 증진 공약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판단된다.

전북형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 구축, 중고생 대상 전북형 인터넷 교육방송의 운영도 매우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별 학력지원센터, 기초학력 마을교사 제도는 현실적 실효성이 낮고, 교육청은 기초학력 전문가 양성보다는 전문 인력 확보가 더 현실적이며 예산 확보 방안 제시가 요청된다.

▲미래교육 관련 공약을 보면 코로나로 미리 다가온 미래교육을 전북교육 현장에서의 실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김윤태 후보는 10대 공약으로 미래 교육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여기서 미래교육에 대한 공약은 매우 중요하며, 이 공약은 실현 가능성보다는 실천 의지가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돌봄과 유아교육 강화에 관련 공약

후보자들 공약에서 돌봄은 교육 영역이 아닌 복지 영역이어서 학교에서의 확대 운영은 법리적인 다툼이 상존하고 있다. 돌봄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지는 영역이어서 학교 교육이 책임을 지기에는 벅찬 공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초등 돌봄 저녁 7시까지 운영, 전일제 돌봄, 돌봄 100% 책임 운영제 공약은 법적 책임 소재 문제, 주관 기관의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교사의 돌봄 확대 반대, 돌봄 전담사의 소속 문제로 시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유치원 공약에서 사립유치원(어린이집) 학부모의 부담금 지원,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부담 제로화, 공영형 사립유치원 제도 도입,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육비 지원은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이 공약처럼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보조금 지급은 다른 학부모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 공영형 사립유치원 제도는 공영과 사립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충하여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특색 있는 공약을 살펴본다. 김윤태 후보의 현장 체험형 진로교육 공약이다. 전북의 역사, 지리, 생태, 환경, 예술과 문화 등을 결합한 지역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현장체험형 진로교육이다.

다음으로 서거석 후보의 초미니 학교 통합 공약이다. 전교생 10명 미만의 초미니 학교 통합을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공약이다.

다음으로 황호진 후보의 임기제 장학사 도입 공약이다. 임기제 장학사를 도입하여 현장 선생님들이 교육청의 주요정책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기회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후보자들의 특색 있는 공약들은 전북 지역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실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실현가능성이 낮은 공약도 있다. 먼저, 김윤태 후보의 지역중심 평생교육 실현 공약이다. 교육감의 사무가 유초중등의 공교육이므로 평생교육까지 공교육을 확장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낮다.

다음으로 서거석 후보의 도심 아파트 밀집지역 학교 증설 추진 공약이다. 교육부의 학교종량제 실시, 기존 도심 아파트에서 추가로 학교 부지를 확보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도심 아파트 지역에서의 학교 증설은 가능성이 낮다.

다음으로 천호성 후보의 체험 중심 4+1 학교 공약이다. 주 4일제 교실수업, 주 1일제 학교밖 진로 체험활동을 현행교육과정에서 실행하기 어렵고, 수업시수 확보의 어려움으로 수업손실 및 학력 저하 등으로 학교교육과정의 파행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선심성 공약이다. 서거석 후보의 ‘에듀 페이, 초등 입학 ~ 고교 졸업 때까지 1인당 총400만원 지원’ 공약과 천호성 후보의 ‘학생·청소년 교육기본수당 지급’ 공약이다. 현행 교육에서 고교교육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 지원비 또는 수당의 지급은 지극히 선심성 공약으로 볼 수 있다.

전북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있다. 도민들은 교육감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비교 분석하여 교육감으로서 적임자를 가려낼 수 있길 바란다. 교육감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공약들을 살펴봄으로써 전북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의 역량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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