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전북 완주군 한 한우농가에서 농장주가 거듭 오르는 사료값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며 쌓여 있는 사료를 바라보고 있다. /김수현 기자·ryud2034@

“치솟는 사룟값에 소중한 소들을 굶길 수도 없고, 정말 걱정이 큽니다”

 

국제정세 등의 이유로 사료·건초값이 폭등하면서 전북지역 축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농민들은 견디다 못해 직접 사료작물 재배에 나서는가 하면, 시간을 쪼개 부업 등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아우성치는 상황이다.

27일 찾은 완주군 화산면 한 한우 농장. 이곳에서 소와 송아지 57마리를 기르고 있는 김병호(60대)씨는 하루가 다르게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사룟값 탓에 고민이 깊다.

당장 소들에게 먹일 사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사료 창고를 보고 있자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포대 당 9000~1만 원 선을 오갔던 사룟값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달 초만 해도 TMR(혼합사료)사료 기준 포대당 1360원이 올라 최저가가 1만 원을 넘어섰다.

특히 송아지 사료의 경우에는 최저가가 13000원을 웃돌고 있다.

초식동물인 소의 특성상 꼭 먹여야 하는 건초 값까지 두 배 가까이 오르기도 해 부담이 크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김 씨는 “평소 오르더라도 증가 폭이 200~300원가량 남짓에 불과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1000원 단위로 오르다 보니 걱정이 크다”며 “우리 농가만 하더라도 혹시나 소 먹일 것이 없을까 봐 당장 사람 먹을 것들을 심어야 하는 논에까지 사료작물을 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팔면 당장 이득을 낼 수 있는 송아지 가격 역시 100만 원가량 떨어지면서 쉽게 팔 수도 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솟값이 최악으로 떨어졌던 2012년처럼 소들을 굶기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한우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농협에서 판매하는 비육우 사료가 최근 1050원(10.5%)인상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상황과 유가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앞으로도 30%가량 오를 것으로 협회 관계자는 내다봤다.

전국한우협회 전북지회 관계자는 “옥수수 등을 수출해오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지난해 수확과 올해 파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에 미뤄 볼 때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산 농가들은 솟값 하락 등에 사룟값 상승까지 겹쳐 부업까지 고려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가에도 비룟값을 지원하듯, 축산 쪽 상황도 고려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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