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감소세에 따라 경로당 및 노인복지관 운영을 정상화한 25일 전북 전주시 꽃밭정이노인복지관 입구에 개관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그동안에는 집 안에서만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왔는데, 이제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요”

전북 전주지역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등 시설들이 일제히 문을 열며 그동안 외부 활동이 막혔던 어르신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25일 찾은 전주시 평화동 꽃밭정이노인복지관.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설들이 문을 닫아 휑하던 건물 곳곳에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저곳 빈 공간마다 삼삼오오 모여앉은 이들은 오랜만에 얼굴을 본 지인들을 반기거나,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 삼매경에 빠져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방문객들에 대한 3·4차 접종 여부 점검으로 문 앞에 짧은 줄이 늘어섰지만, 그런 절차쯤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이날 복지관을 찾은 이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반가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복지관 한켠에 마련된 공간에는 ‘드디어 산 것 같다. 너무 심심하고 답답했는데 문을 연다고 하니 설레서 잠을 못 잤다’, ‘오랫동안 갈 곳이 없어 방황했는데 우리 놀이터가 다시 문을 열어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다’ 등 문구들이 적힌 쪽지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이날 복지관을 찾은 이석주(83) 어르신은 “복지관이 다시 문을 열어 기분이 아주 좋다”며 “문 닫은 동안 집에서 앉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내다가, 한두 시간 정도 친구와 공원을 빙빙 도는 게 바깥 활동의 전부였다. 이제 그런 것도 끝이라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서모(80) 어르신도 “그동안에는 소일거리나 하면서 시간을 때웠는데, 이제 다시 여기 와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수업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좋다”며 “이젠 복지관 문이 안 닫혔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노인복지관 등 노인시설들은 그동안 코로나19 단계 변화나 감염 확산 상황에 따라 수차례 문을 여닫기를 반복해왔다. 이번 재개관 역시 지난해 말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폐쇄한 뒤 수개월 만에 이뤄진 상황이라고 복지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르신들이 스스로 이용하실 수 있던 복지관 등이 전부 문을 닫으면서 이곳에서 이뤄지던 고령층의 여가 활동, 배움, 소통 등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모두가 알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젊은 세대들의 경우 대체할 수단이 있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실질적인 일상이 멈춘 것과 다름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앞으로 다시 문을 닫는 일 없이 이런 일상적인 모습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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