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남고산 일원에서 등산객들이 천년전주 마실길로 이용되는 남고산성 둘레길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는 전주 남고산성 일부 구간에 난간 등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등산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찾은 전주시 동서학동 남고산성. 서문지(남고산성 서문)에서 오른쪽을 보자 가파른 돌 산길이 눈에 들어왔다. ‘억경대’라는 성벽 일부인 듯한 돌계단 외에 별다른 안전 설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성벽을 따라 올라가 보니 가파르게 경사진 돌길 근처에는 잡을 수 있는 안전 설비 등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중에는 발을 디딜 수 있는 공간이 좁거나, 밟았을 때 미끄러지기 쉬운 구간도 일부 있어 이곳을 찾은 등산객들은 아슬아슬한 걸음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가파른 산성길은 억경대에서 남고사 방면으로 이어진 완만한 흙길이 나오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이날 이곳을 찾은 한 등산객은 “경사진 돌길이다보니 돌아보면 조금 무섭긴 하다”며 “아직까진 옆에 잡을 것이 없으니 조심해서 오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는 산성길 해당 구간은 전부 돌로 건축돼있을 뿐 아니라 양옆으로도 깎아내린 듯한 급경사가 있어 낙상 등 이 방면을 오갈 등산객들의 안전이 우려됐다.

이곳뿐 아니라 만경대 방면 등산로의 경우 나무 계단이나 난간 등이 설치되어 있긴 했으나, 설치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며 계단이 부식되는 등 등산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근처 등산로를 자주 찾는다는 시민 A씨(50대)는 “이쪽 방면을 자주 찾아 등산을 하고 있는데, 억경대 쪽 풍경을 보려고 올라갔다가 기다시피 돌 계단에 붙어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다”며 “마실길이라고 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구간이라면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성벽으로 인식하고 안전시설 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라며 “남고산성의 경우 문화재니만큼 시 자체적으로 현상 변경은 어렵다. 하지만 만일 시민들이 활용하는 등 안전시설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한다면 추후 상황을 점검하고,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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