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9혁명 기념일을 하루 앞둔 18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원에서 김주열 열사 생가 대문 옆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살아서는 호남의, 죽어서는 영남의 아들이 된 김주열 열사를 잊지 말고 찾아주십시오”.

전북지역 출신으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지만, 막상 지역 내에서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전북 남원 출신 김주열 열사가 그 주인공이다. 4·19 혁명 제62 주년을 맞아 김주열 열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생가와 추모공원을 찾아가 봤다.

18일 오전 찾은 김주열 추모공원. 평일이었지만 4월 19일을 하루 앞두고 있어서인지 김주열 열사를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시민들은 묘역을 찾아 숙연한 분위기에서 묵념하기도 했고, 추모관이며 기념관을 한 바퀴 돌아보기도 했다.

그 탓인지 공원 내 추모관에는 누군가가 피우고 간 향 냄새가 가득했다. 한쪽 벽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 메시지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 옆에 위치한 기념관에는 김주열 열사의 중학교 때 교복을 비롯해 그가 사용한 교과서 등 유품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념관은 습한 가운데 오래 된 것들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가 가득했고, 벽에 걸린 사진들은 하나같이 빛에 바래 파랗게 변해 있기도 했다.

이날 기념관을 지키고 있던 한병옥 안내사는 “보통 평일에는 1, 2명씩 방문한다. 4월 19일 전후로는 현장학습을 온 학생들이나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찾아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모공원으로부터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생가를 찾아가보려고 했지만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네비게이션에 입력했더니 등록된 주소지가 없다고 했고, 포털 지도에도 생가 주소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 나온 주소의 인근에 다다라서야 방향 표시가 된 나무 기둥이 간신히 눈에 띄었다.

‘김주열 열사 생가’라고 쓰인 안내판을 확인하고 들어선 건물 안쪽은 언뜻 정돈이 잘 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건물 곳곳에는 먼지며 거미줄이 끼어있었고, 건물 창 등을 가린 창호지들은 삭을 대로 삭아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뚫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만난 한 인근 주민은 “몇 년 전 수해는 피해 갔다고 하지만, 사실 건물이 오래돼 많이 삭았다”며 “일부러 보러 갈 만한 곳은 못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기념관 등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예산 문제로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관리 주체인 남원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생가에 관리인을 두고 관리를 하고 있지만, 창호지의 경우 예산 문제로 인해 교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념관의 경우도 암막커튼과 환기 등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 관계자는 지난해 연구 용역을 통해 기념관 등을 새로 조성하려고 준비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남원시는 19일 김주열 추모공원 내 묘역에서 4·19혁명 김주열 열사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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