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방식 그대로의 장인의 솜씨와 현대적 감각을 지닌 창작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은 6일부터 11일까지 김선애 작가의 개인전 '품·달 -세상을 품은 달항아리'전 을 진행한다.

지승공예는 한지를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 끈을 꼬아 엮거나 매듭지어 기물을 만드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공예다.

종이가 귀한 시절 양반들로부터 시작되어 폐지를 활용한 생활 공예품이 민간에도 널리 퍼졌다. 그러나 급격한 사회의 변화 속에 다양한 생활용품이 쏟아지고, 저렴한 양지가 일반화 되면서 지승공예는 점차 잊혀져 가게 되었다.

지승공예는 생활 속에 함께 있으며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여져 있는 공예품으로 소박한 우리 민족의 자연스러운 마음씨를 잘 반영시킨 것으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담한 색조와 질감으로 한국의 미를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종이를 엮어 만드는 지승공예는 현존하는 세계 유일의 기법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훌륭한 전통공예이다. 

이번 전시는 '품·달-세상을 품은 달항아리'라는 주제로 달항아리를 비롯하여 우리 전통적인 생활 용구부터 핸드백까지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인다. 

대표작 '달항아리-품달' 시리즈는 멀리서는 둥그런 단색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2, 30개의 염색 노끈으로 차근차근 쌓아올려 그라데이션(gradation) 기법으로 표현했다. 따뜻한 세상을 품고 있는 달항아리를 한 올 한 올 담아내고자 한다. 

손지갑, 핸드폰 주머니, 물고기 필통, 손 조명등, 꼬마 신발, 미니 백, 물잔, 소반 등은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것을 지승공예로 표현해내 잔잔하고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승공예가 어떤 공예인지, 선조들은 무엇을 만들어 사용했는지, 유물을 재현한 작품에서 현대엔 어떤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는지 그간의 작품을 총망라하여 보여주려 한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생활 가까이에서 우리 문화의 맥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면서 "여러 겹의 한지 부조를 통해 누적된 시간의 켜를 구축하면서 두터운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담아낸다."고 말했다.

김선애 작가는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한지 미술을 전공하였으며 이번 전시는 작가의 4번째 개인전이다. 다수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1호 지승장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사)천년전주한지포럼 이사, (사)전북 무형문화재 보존협회 이사, 보은 정지승공예 연구소장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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