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가 수백억 원을 투입하며 전라감영 완전 복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31일 전북 전주시 전동 전라감영에서 관풍각 기둥에 곰팡이가 피어있어 문화재 관리 부실을 보여주고 있다./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전라감영 곳곳이 곰팡이로 뒤덮여 있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연중 다양한 문화·예술행사 등이 계획돼 있어 전주를 찾는 여행객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우려도 높다는 목소리도 높다.

31일 오전 전주시 전동 재창조 복원된 전라감영.

멀리서도 선화당 나무 기둥 윗부분이 새까맣게 변해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자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까만 곰팡이들이 슬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선화당 바깥부분에 위치한 약 30여 개의 기둥 중 20개 이상이 곰팡이로 까맣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마 아래 서까래와 추녀 등도 마찬가지로 까만 곰팡이로 뒤덮였다.

이날 감영을 찾은 한 방문객은 선화당 아래쪽을 기웃거리다 곰팡이가 슨 기둥을 보고 혀를 차며 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A씨(20대·여)는 “문 안쪽에 막 들어섰는데, 멀리서부터 기둥이 까맣게 보여서 뭔가 칠해두기라도 한 줄 알았는데 곰팡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며 “나름 역사 유작지로 복원한 시설인데 누가 보면 관리도 안 하는 줄 알 것 같다”고 했다.

선화당 옆에 위치한 관풍각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관풍각에 설치된 기둥 20여개 중 19개에 곰팡이가 슬어 있었고, 이 가운데 17개는 그 정도가 심각했다. 난간 등도 까만 곰팡이로 물들어 오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내아 등 내부에 있는 건물들의 경우 선화당과 관풍각에 비해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지만, 앞쪽 건물들의 경우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니만큼 지적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만난 이모씨(24)는 “한옥마을에 들렀다가 걷던 중 방문해봤다. 그런데 막상 내부를 보니 곰팡이가 여기저기 슬어 있어서 근처에 다가가기 찝찝했다”라며 “나무로 된 다른 시설들의 경우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유독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B씨(60대)는 “나름대로 행사 등도 자주 열리고 그만큼 종종 방문객들도 찾는 곳인데 곰팡이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보니 지저분한 인상이 남는 것 같다”라며 “보다 근본적인 조치를 서둘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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