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밀산업 육성 속도내야

오피니언l승인2022.03.30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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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밀가루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빵집과 칼국숫집·만둣집 등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5일 현재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밀 선물가격은 톤당 405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43%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벌어진 일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가 밀 수출을 제한하자 밀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다.

전망은 어둡다. 두 나라의 전쟁이 빠른 시일 내 끝날 징후가 없는데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산 밀 가격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빵과 칼국수, 만두 등 서민 음식들이 가격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1% 내외로 한심한 수준이다. 반면 밀 소비는 국민 1인당 한 해 32kg으로 쌀 다음으로 많다. 주곡인 셈이다. 이런 상황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밀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밀 자급률을 5%까지 올릴 계획이지만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까지 밀 자급률을 9.9%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2019년 0.7% 등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산밀 농가들은 정부가 밀산업육성법을 만들고 기본계획을 세웠으면서도 애초 목표에 턱없이 모자라는 생산량을 기록한 데 대해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게 이유라는 주장이다. 국산밀 판로 안정을 위해서는 라면이나 국수 등에서 사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국산밀의 정부비축량도 생산농가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 농가들은 국산밀을 생산해봐야 팔 곳이 없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국산밀이 이렇게 고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비싼 가격이다. 국산밀 가격은 수입밀의 3~4배에 이른다. 너무 가격차가 크다 보니 국민들이 일상에서 국산밀을 소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 국산밀의 품질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제 국산밀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새롭게 나와야 할 시점이다. 밀의 국제가격이 거침없이 오르는 것은 오히려 국산밀 육성의 기회라고 본다. 먼저 농가들이 안심하고 재배면적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당연히 관련 예산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또 생산단지 확대와 소비촉진 지원사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중앙정부만이 아니다. 지자체들도 구호로만 국산밀산업 육성을 외칠 것이 아니라 면밀한 지원대책을 세울 일이다. 밀 생산기반이 완전히 붕괴하기 전에 하루속히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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