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냉정했다. 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판단은 잘못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한다는 것이었고 그 결과는 불안하지만 변화였다. 특히 24만7천여표차의 초박빙 승부로 민심이 정확히 두 동강 났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윤당선인과 이재명후보로 극명하게 나뉜 절반의 선택과 비토의 민심 통합은 새 정부가 풀어야할 최대 현안이 됐다.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들은 당선축하메시지를 통해 윤 당선인이 공약한 공정과 상식을 바탕으로 국민 통합을 최우선과제 삼아 상생과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이념·세대·남녀 간에 심각한 분열의 상처만 남기고 끝난 선거이기에 우선적으로 보편적이고 공적인 가치 토대 위에 국민통합과 정치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외신들도 향후 5년간 국가지도자를 뽑는 한국 선거가 어느 한쪽도 국민의 절대 지지를 얻지 못한 ‘식은 선거’로 마무리됐다며 깊은 환멸 속에 투표를 했다는 혹평들을 쏟아낼 만큼 한국 사회의 심각한 갈등 상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진영갈등을 치유할 정치개혁 필요성에서부터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활성화의 목소리도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부동산가격 폭등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고 안정시킬 대책 마련요구에서 부터 코로나19가 야기한 의료체계 강화노력의 필요성, 젠더갈등, 바닥을 치는 실업률 등 산적한 국정 과제 역시 미뤄선 안 될 현안들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혼란에 미·러, 미·중간의 갈등 심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 풀리지 않은 일본과의 갈등에 이르기 까지 심화된 국제정세 불확실성 역시 당장의 능동적인 대처 능력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부담을 갖고 긴장해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승자독식의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가장 근소한 표차의 승리였다. 윤 당선인이 10일 강조한 “앞으로도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약속에 주목한다. 협치가 통합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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